박성용 "韓, 커피 미식가만 2000만명…좋은 커피 기준 세울 것"
“세계 어디에서도 한국과 같이 커피를 물처럼 자주 마시는 지역은 없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커피의 품질과 맛에 민감하다고 볼 수 있죠.”

박성용 네스프레소코리아 대표(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커피감별사’가 2000만 명이나 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소비자 입맛이 고급화돼 있다”며 “네스프레소가 좋은 커피의 기준을 세워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명품과 주류 유통업계에서 근무했던 박 대표는 2009년 네스프레소코리아에 합류했다. 그는 본사 마케팅 매니저, 대만 지사장을 역임한 뒤 2020년 한국 지사의 대표가 됐다.

네스프레소 본사는 박 대표에게 한국의 커피 문화를 지속적으로 본사에 소개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표는 “취임 초반 한국에서 시작한 ‘달고나 커피’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한국식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유럽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며 “지금도 본사에서는 흑임자 커피, 버터 커피 등 한국에서 유행을 끄는 레시피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행이 빨리 바뀌는 한국 커피 시장에서 네스프레소의 과제는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고도화될수록 맛있는 커피와 좋은 커피머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이란 게 박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최근에는 사무실, 레스토랑, 카페에서도 머신을 구입하기 시작해 가정용 사업과 기업용 사업 중요도가 비슷해졌다”며 “올해 새로운 캡슐 커피 머신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목표는 ‘캡슐 커피 브랜드’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다. 그는 “캡슐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원두의 종류, 커피 농장에 대한 이야기가 주목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유 통 채널로 컬리를 선택한 것도 이 작업의 연장선이다.

네스프레소는 고객과의 1 대 1 관계를 중시하고 고객 데이터를 자체 관리하기 위해 ‘네스프레소 부티크(오프라인 매장)’와 자체 온라인 채널에서만 제품을 판매해왔다.

박 대표는 “캡슐 한 알, 기계 한 대를 팔더라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고 정확한 사용법을 설명하고 싶다”며 “컬리의 ‘팬덤 마케팅’이 네스프레소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슷해 지난해 11월 입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