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비싼 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을 봤다.
'비싼 차' 많이 판 현대차, 역대 최대 실적
현대차는 작년 매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2%, 영업이익은 47.0% 급증하며 각각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판매량이 394만2925대로 전년 대비 1.3% 늘어난 가운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투싼 등 상대적으로 비싼 SUV가 많이 팔리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전체 판매에서 제네시스와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총 56.8%로 전년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는 50만5000대로 전년보다 19.7% 늘었다. 여기에 환율 효과(3조7050억원)까지 더해졌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9.6% 늘린 432만1000대로 잡았다. 아이오닉 6 등 새 전기차를 내세워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최대 11.5% 늘어난 158조9000억원, 영업이익률은 지난해(6.9%) 대비 최대 0.6%포인트 증가한 7.5%로 제시했다.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건설 본격화 등을 위해 올해 총 10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해 반도체 공급난 완화에 따라 생산은 늘겠지만 지정학적 갈등,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동률 상승에 따른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는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전날 대비 5.55% 오른 17만4900원에 마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