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올해 설비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관련 부품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김원택 삼성전기 부사장은 25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주요 전방사업 수요가 둔화하는 데 따라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패키지기판(FC-BGA)은 거래 기업과 연동된 사안이 있어서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겠지만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쪽 설비투자는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측은 올해 스마트폰, PC 등 IT 기기 수요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대신 전장, 서버 등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차량용 부품이나 서버,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 위주로 유연하게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전장용 MLCC, 전장용 카메라모듈, 서버용 패키지기판 등 주요 제품의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9684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7.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7.4% 줄었다. IT 기기 수요가 감소하면서 관련 부품 주문이 감소한 게 실적 부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한 9조4246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4% 줄어든 1조1828억원에 그쳤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