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성적표지인증(EPD)을 취득한 도금강판(왼쪽)과 럭스틸 제품.
국제 환경성적표지인증(EPD)을 취득한 도금강판(왼쪽)과 럭스틸 제품.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럭스틸’ 등 도금강판 제품군이 국제 환경성적표지인증(EPD)을 취득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RM) 등 수출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 증가하는 친환경 수요에 발맞추기 위한 움직임이다.

동국제강은 럭스틸과 용융아연도금강판(GI), 아연알루미늄도금강판(GL)이 유럽 국제 인증기관인 ‘인터내셔널 EPD’의 인증을 취득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환경성적표지인증은 원료 채취부터 제품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해 표시하는 제품에 부여된다. 제품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쉽고 투명하게 공개해 시장 주도적 환경 개선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럭스틸과 GI, GL은 동국제강 냉연 부문 연간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CBRM 등 주요국 수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증 취득으로 자사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제품이 환경성적표지인증을 취득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1월에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인천·포항 사업장 철근·형강 제품에 대한 GR인증(국내산 재활용 원자재 사용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순환자원 품질표지인증’도 받았다. 포항 공장에서 나오는 ‘밀 스케일(철강 제품 압연 또는 열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두꺼운 산화층)’의 무해성과 재활용성을 검증받은 것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바이오매스 함량을 63%까지 높인 컬러강판 ‘럭스틸 BM-PCM’을 개발했다. 바이오매스는 재활용이 가능한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열분해 발효시켜 만든 원료다. 기존에 출시된 컬러강판의 바이오매스 함량은 30%가 최대였다. 럭스틸 BM-PCM은 기존 제품 대비 탄소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회사는 올 하반기부터 고객사와 생산성 검증 및 협의를 거친 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친환경은 동국제강의 ‘DK 컬러 비전 2030’의 핵심 축이다.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함과 동시에 친환경 제조 공정까지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다. 회사는 ‘Steel for Green’을 중·장기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전략으로 삼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국제강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석유계 원료인 용제 대신 바이오매스 수지와 안료 등으로 도료를 만들어 컬러강판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탄생한 ‘럭스틸 BM유니글라스’는 약 1000t이 판매됐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컬러강판 라인업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맞춰 공정·제품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