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대표 대거 앞세운 CJ…"젊은 감각이 회사 살찌워"
CJ그룹의 1970년대생 대표이사들이 그룹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능력만 갖췄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방침 덕분이다.

25일 CJ그룹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10명 중 4명이 1970년대생이다. 미디어·커머스 기업인 CJ ENM은 1973년생인 구창근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1972년생인 윤상현 대표가 커머스 부문을 이끌고 있다.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의 수장인 김찬호 대표는 1971년생이다. 지난 10월 인사에서 ‘깜짝 발탁’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는 1977년생으로 ‘최연소’ ‘첫 여성’ 대표 타이틀을 따냈다.

1970년대생 대표들은 그룹 내에서도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은 계열사를 맡고 있다. 트렌드 변화에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젊은 감각이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유리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CJ 최고경영자(CEO)들이 젊어진 핵심 배경에는 이 회장의 ‘성과주의 원칙’이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밝히는 자리에서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나이·연차·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고, 특히 새로운 세대들이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 대표는 CJ올리브영 대표로 재임하는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된 와중에도 지난해 매출 2조원을 훌쩍 넘겼다. 이선정 대표는 CJ올리브영의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표는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으로서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 및 물류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 대표는 부임 첫해 CJ푸드빌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37)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32)가 올해 각각 임원으로 승진해 경영 보폭을 넓히는 것도 CJ에서 젊은 CEO에게 힘이 실리는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