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부사장 "글로벌 보일러시장서 日 압도…3년내 세계 3대 메이커 될 것"
“3년 안에 ‘세계 3대 보일러 메이커’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동나비엔의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김용범 부사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보일러 생산·판매 실적에서 아시아 1위 회사로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에선 쌓은 높은 평판을 바탕으로 신규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낼 것으로 자신했다.

경동나비엔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보일러와 순간식 온수기 시장점유율 1위다. 콘덴싱 보일러와 온수기는 오래전부터 압도적인 1위였고, 지난해 전체 보일러시장과 순간식 온수기 시장에서 각각 1위로 올라섰다. 그는 “경동나비엔 콘덴싱 보일러와 온수기는 품질면에서 일본 경쟁사 제품보다 월등히 뛰어난데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며 “현지 상류층과 중산층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캐나다,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등에 법인을 새로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생산·판매량 기준 4위권인 시장내 위상이 수년 내 3위로 올라설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경동나비엔의 평택 서탄공장은 연간 200만대의 보일러를 생산해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보일러 생산기지다.

그는 “2023년은 경동나비엔이 단순한 보일러회사를 넘어 생활환경 가전기업으로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보일러의 온수 속도와 공급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실내 공기 질 관리의 핵심인 청정환기시스템, 최적의 숙면 온도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온수매트와 온열매트 등 제품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비장의 제품들을 준비해 내년 국내와 미국·캐나다 소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미 시장에서 경동나비엔의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미국은 세계 최대 온수기 시장입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경동나비엔의 콘덴싱 온수기 점유율은 지난해 47%에 이릅니다. 20%대인 2위 업체 린나이를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일반 온수기 시장과 합친 점유율도 지난해 50%가 넘어 순간식 온수기 전체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콘덴싱 보일러도 오래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지난해 처음으로 일반 보일러와 합친 전체 보일러 시장에서도 북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북미 시장을 석권한 비결은 무엇인가요.

“콘덴싱 보일러 온수기는 일반 온수기에 비해 연료비가 절감되고 대기오염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2006년 경동나비엔이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콘덴싱 온수기시장 규모는 전체 순간식 온수기 시장(30만대)의 6.6%(2만대)에 불과했습니다. 일반온수기 대신 경동나비엔이 강점을 지닌 콘덴싱 온수기라는 ‘틈새시장’(틈새시장)을 뚫기로 했습니다. 오랜 연구 끝에 일반 온수기·보일러 수요자의 ‘페인포인트(고충)’도 찾아냈습니다. 일반 온수기·보일러는 배기연통 설치가 까다롭고 비싸다는 문제가 컸습니다. 이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품을 설치하는 설비업자의 설치 편의성도 고려해 이를 개선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경동나비엔의 온수기 출시 첫해 판매량이 전체 시장 규모보다 많은 2만3000대였습니다. 14년이 지난 오늘날 시장 구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콘덴싱 온수기 시장이 전체 순간식 온수기 시장의 66%(80만대)로 일반온수기(40만대)의 두배로 커졌습니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요.

“미국 순간식 온수기시장에선 당초 린나이 노리츠 등 일본 업체들이 군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경동나비엔이 역전해서 점유율 차이가 꽤 벌어졌습니다. 우린 품질과 기술력으로 경쟁을 했습니다. 다른 제조업과 달리 우리 제품은 오히려 일본 제품보다 비싸고 더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경쟁사가 우리 제품을 벤치마킹할 정도입니다. 1위 자리를 뺏기위해 ‘타도 경동나비엔’을 외치며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경동나비엔 제품은 미국 중산층, 상류층엔 필수품이 됐습니다. 미국 TV쇼에 소개되기도 하고 라스베이거스 초호화 호텔, 고급 골프장, 유명 대학교 등에도 많이 설치됐습니다.”

▷신규 시장 개척 성과는 어떻습니까.

“요즘 세계 최대 보일러 시장인 영국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곳은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전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보일러업체들이 진출한 격전지입니다. 지난 8월 빠른 온수 기능과 설치 공간을 줄일 수 있는 보일러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현지 반응은 매우 뜨겁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가스값이 오를수록 가스비 절감 효과가 큰 콘덴싱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영국 시장 매출이 50% 증가하고 내년엔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법인을 설립한 멕시코시장에서도 내년 2분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도 올해 법인을 설립하며 중앙아시아 진출 교두보도 마련했습니다. 건설경기 붐이 일면서 현지 상류층의 보일러 구매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북미 지역의 시장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캐나다법인도 올해 설립했습니다.”

▷생활환경가전기업을 표방한다고 했는데, 어떤 신제품을 언제 출시할 계획인가요.

“새로운 청정환기 제품도 내년 내놓을 예정입니다. 기존 공기청정기로는 미세먼지 제거는 가능하지만, 폼알데하이드와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라돈 등은 공기청정기로는 관리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반드시 환기가 필요합니다. 청정환기시스템은 이러한 점에서 실내공기 질 관리의 최적 대안입니다. 북미지역에서 기존 난방제품을 넘어 새로운 생활환경 가전제품 출시도 준비 중입니다. 내년 2월 전시회에 첫 공개가 될 예정입니다. 국내에선 사계절 쓸 수 있는 프리미엄 온수매트도 새롭게 출시할 예정입니다. 경동나비엔은 최초가 아니면 출시하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호응도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어떤 경영 전략을 갖고 계신가요.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물류 대란으로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이를 위해 북미지역에서 현지 공장 신설을 추진 중입니다. 3~4년 내 현실화할 겁니다. 우리의 목표는 2025년까지 세계 3대 보일러 메이커가 되는 것인데, 현재 같은 추세론 조기 달성도 가능해 보입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