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가치 0 인가요?...반등 신호는 결국 규제 [이민재의 쩐널리즘]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좋은 소식을 듣기 힘듭니다. 자고 일어나면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이후 연쇄 작용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글로벌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블록파이(BlockFi)가 뉴저지 파산 법원에 회생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블록파이를 사례를 보면 최근 가상자산 시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블록파이는 헤지펀드 스리애로캐피털(3ac)이 테라-루나 사태로 파산하면서 8천만 달러 급 위기에 노출됐습니다.

블록파이는 이 위기를 겨우 막아냈습니다. FTX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았습니다. 그런데 FTX마저 무너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여파로 또 다른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전 직원의 30%인 1,100명을 해고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구조조정을 실시한 코인베이스, 제미니 등을 볼 때, 이런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자산 가치 0 인가요?...반등 신호는 결국 규제 [이민재의 쩐널리즘]
○ 또 다시 하게 되는 질문…가상자산 가치 있다?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투자의 담보 가치가 없다며 가치가 '0'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수긍하는 측도 다수 보입니다. 지난달 말 유럽중앙은행(ECB)는 게시글을 통해 비트코인에 대핸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비트코인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이 시장을 지배했지만, 실제로는 합리적 결제수단이 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 상황과 시장, 기술 전망은 분리해서 봐야 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더리움이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머지(merge)를 진행하고 NFT(대체불가토튼)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을 볼 때 가치가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시장도 이런 부분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으로 2천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9년 가격대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가상자산 가치 0 인가요?...반등 신호는 결국 규제 [이민재의 쩐널리즘]
○ '너무 춥다' 크립토 윈터…몸 숨길 곳 찾아라

버티고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는 위기 관리에 총력입니다. 재무 안정성 관련 의심을 받고 있는 바이낸스는 회계법인 마자르에 재무 검증을 요청했습니다.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을 하자 이를 미리 막자는 겁니다.

전통적인 금융기관에서는 흔한 준비금 증명(Pos)이 다음 절차가 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쿠코인, OKX 등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위믹스 사태도 여파가 상당합니다. 불투명한 가상자산 유통량이 문제였는데, 비슷한 잣대로 판단하면 문제 소지가 있는 가상자산들이 많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유통량이 없거나 유통량을 밝히지 않은 가상자산 관련 발행사들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몇몇 코인들은 뒤늦게 유통 계획을 수정하는 등 달라진 규제 환경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위믹스와 비슷한 구조 가진 게임업계 코인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위믹스는 오는 8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유의종목으로 거래 중입니다. 위메이드는 상폐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법원은 보충 자료를 요구하며 7일 저녁에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업비트가 위메이드 임직원의 불법 행위를 포착했다고 주장해 향후 결과에 따라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혹이 사실이 될 경우 또 다른 제도 정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자산 가치 0 인가요?...반등 신호는 결국 규제 [이민재의 쩐널리즘]
○ 봄은 언제 오나?…반동 신호는 규제가 관건

문제가 생기고 이에 대한 대안이 나오길 반복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시장은 합리적인 규제가 시장의 안정을 되찾을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FTX 사태는 금융을 비롯해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선두를 달고 있는 미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에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관여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관련 규제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관련 기관들의 협력이 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인 CBDC에 대한 연구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도 규제와 육성의 균형점을 찾기 보다 '선 규제 후 육성'으로 노선이 바뀌는 모습입니다.

현재 계속해서 문제 제기가 되고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무분별한 인가, 유통량 등 절대적으로 부족한 투자 정보, 자체 발행 코인 점검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부각됩니다.

가상자산 투자 심리를 출렁이게 만드는 과세 유예 문제도 서둘러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추가 논의 등을 이유로 2년 유예하기로 했지만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과세 제도 정비 수준이 국제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세제 정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프라와 제도가 계속해서 바뀌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 초창기 기술과 시장이 급변했지만 이제는 규제가 더 빨리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행으로만 보면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 변화에 적응하고 인수합병(M&A)을 노리는 곳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또 다른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은 높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길어진 크립토 윈터를 견디는 동안 합리적인 규제가 마련된다면 시장 반등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말에 힘이 실립니다.
가상자산 가치 0 인가요?...반등 신호는 결국 규제 [이민재의 쩐널리즘]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