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가 주력사업인 태양광 등 화학사업을 인적분할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다. 화학사업의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이우현 대표이사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OCI 인적분할 결의…지주·화학회사로 나뉜다
OCI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베이직케미칼 카본케미칼 등 화학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신설 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내년 3월 말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OCI는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된다. 기존 주주는 OCI홀딩스와 OCI의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 주식을 배분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OCI홀딩스 69%, OCI 31%다.

존속법인인 OCI홀딩스는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등으로 신설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인적분할 후 신설되는 사업회사인 OCI는 기존 사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회사 관계자는 “화학 부문의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존 화학 분야의 신규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에 나서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설 사업회사로 분할되는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OCI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폴리실리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업계에선 OCI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지배구조 정리를 통해 이 부회장의 회사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도 보고 있다. 고(故)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지만 보유 지분이 5.0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과 이복영 SGC그룹 회장이 각각 지분 5.43%와 5.40%를 보유하고 있다. OCI는 창업자인 이회림 명예회장 때부터 형제들이 나눠서 지분을 보유했다.

시장에선 이 부회장이 인적분할 후 신설 사업회사 지분을 존속법인인 OCI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지분을 늘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형제경영 문화가 오랜 기간 자리잡아온 만큼 OCI에서 친족 간 지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OCI 관계자는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통해 계열사별 사업 특성에 맞춘 개별 성장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