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서비스 이끄는 빅데이터 플랫폼…디지털 전환 '엔진' 역할
디지털전환(DX)이 가속화하면서 빅데이터를 다루고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개인이나 개별 기업이 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가공할 수 있는 공공과 민간기업 간 협업이 꼭 필요한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사업을 하고 있다. 디지털전환의 ‘엔진’이 되겠다는 목표다. 지금까지 16개 빅데이터 플랫폼이 구축됐고, 이를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축적할 수 있다. 빅데이터가 유통 및 거래될 수 있는 기반이 돼준다. 이 데이터는 ‘통합 데이터지도’에 연계돼 공공과 민간의 데이터를 한 곳에서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빅데이터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기업이 많다. 부산지역 월 주차 공유서비스를 운영 중인 뉴틴이 이 중 하나다. 뉴틴은 주차장 소유자가 주차 공간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상생할 수 있는 경제 모델이다. 지난해 시범 서비스를 거쳐 올해 11월부터 ‘주차도시’라는 이름으로 상용화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월 단위의 안정적인 주차 공간을 제공하고 공공과 민간의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지역과 상권에 따른 최적의 이용 금액을 책정함으로써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최신 뉴틴 대표는 “주차장 공유 서비스의 핵심은 주차장을 공유하려는 공급자를 찾는 일”이라며 “금융 빅데이터 플랫폼에 참여 중인 기웅정보통신과 부산시의 전국 주차장 정보, 아파트 주차 정보, 상권 지역별 업종별 데이터, 가구별·성별 인구 등 11종의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전문기업 아이쿱은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닥터바이스’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닥터(doctor)와 어드바이스(advise)의 합성어로 의사와 환자가 함께 사용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의사 맞춤형 만성질환 관리 앱인 ‘닥터바이스 클리닉’과 개인이 자신의 건강 기록을 작성하고 원하는 의사에게 공유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건강관리 앱 ‘닥터바이스 베이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 서비스를 개발한 조재형 아이쿱 대표는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평소 환자와 커뮤니케이션하기 어려웠던 본인의 경험을 녹였다. 그는 “의사는 진료 결과를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에 남기지만 그 내용을 환자에게 전달해주지 않는다”며 “의사와 환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일러스트, 동영상, 음성 등으로 구성된 3000여 개의 콘텐츠를 갖춘 이 앱을 사용하면, 의사가 진료에 필요한 콘텐츠를 불러와 환자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해줄 수 있고 전용 앱이나 메신저를 통해 환자와 의사가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회사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라이프로그 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내 최대 만성질환자 및 중증환자의 질환별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건강관리 및 진료 가이드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향상시켰다.

설문조사와 빅데이터를 결합해 데이터 분석과 솔루션 개발을 하는 사례도 있다. 데이터컨설팅 기업인 하이퍼리서치는 독자 개발한 ‘다차원 정보수집 시스템’에서 나온 설문조사 결과에 다양한 정량적 정보를 결합해 분석한다. 예컨대 소상공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 지역경제 플랫폼의 한국신용데이터가 제공하는 ‘소상공인 평균 매장 면적당 매출’ 데이터를 융합함으로써 정확하고 수준 높은 분석을 하는 식이다.

강만수 하이퍼리서치 대표는 “면적당 매출과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빅데이터 플랫폼을 이용함으로써 정보 수집에 할애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하이퍼리서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려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양질의 풍부한 데이터는 필수다.

강 대표는 “빅데이터는 단순히 데이터의 양이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을 갖고 그 안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사업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