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형마트에서 한 포기에 1만원에 달했던 배추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추석 이후 수요가 감소했고, 지난달 말부터 준고랭지 배추 출하가 시작된 덕분이다. 오는 11월부터 나오는 가을배추도 출하량이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김장 부담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김장 배추 걱정 줄었네"…호남산 출하 앞두고 가격 뚝
21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배추 도매가격은 ㎏당 594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29.3% 하락했다. 지난달보다는 65.7% 내려갔다.

전년 동기보다 26.1% 비싼 가격이기는 하지만,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확실히 꺾인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 하락세는 소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추 한 포기는 한 달 전(9562원)의 절반 가격인 5027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준고랭지 2기작 배추(해발 400~600m 강원 지역에서 재배되는 여름배추)가 출하되하면서 가격이 안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봉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엽근채소관측팀장은 “이른 추석으로 9월 상순에 배추 출하가 집중돼 중순에 일시적으로 공백이 발생한 것”이라며 “9월 중순 이후에는 배추 가격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배추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을배추 생산량을 전년보다 12.2% 증가한 128만t으로 예상했다.

최대 배추 산지인 호남지역에서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면 11월 김장철 가격이 평년보다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추뿐 아니라 양배추(-10.2%) 대파(-23.3%) 무(-24.5%) 등 테란에서 집계 중인 22개 농산물 가운데 19개 작물의 도매가격이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반면 방울토마토는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은 지난달보다 22.1% 증가한 6615원에 거래되고 있다. 9월 초중순까지 잦은 비와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져 병충해 발생이 많았던 데다 10월에 일교차가 커지면서 생육이 부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