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시대…외화보험 가입자들 보험해지 '급증'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킹달러' 상황이 지속되면서 외화보험의 환율변동 리스크를 경고했던 금융당국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단 지적이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보험 해지 건수는 2만439건으로 지난해 전체 1만9718건을 이미 넘어섰다. 월별로는 7월 해지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7월 보험 해지 건수는 3007건으로 전월 대비 21.4%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을 돌파했고 추가 상승압력도 강해 가입자들의 보험료 납입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는 게 의원실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판매 규제와 맞물리면서 달러 보험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홍성국 의원은 "최근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달러 보험의 환차익 가능성만 강조하는 판매 광고가 다시 성행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존 가입자의 불완전판매 피해구제 및 향후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당국과 보험사의 각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외화보험(일명 달러 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수령이 모두 외화로 이루어지는 보험상품이다. 납입과 수령 간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적 성격이 내재한 만큼 외화 실수요자가 아닌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예컨대 환율이 오르면 보험료 부담이 증가하고, 반대로 보험금 수령 시점에 환율이 떨어지면 보장금액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는 점 등이 대표적인 리스크다. 대부분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인 보장성보험이기 때문에 조기 해지 시에는 환급률이 34%에 불과할 정도로 막대한 금전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