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온산공장의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온산공장의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Net Zero) 달성을 목표로 탄소경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모델 개발, 투자 로드맵 관련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신사업 중에서도 특히 수소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소 산업 전반에서 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올초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R&D)과 벤처 투자 등 대체 에너지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잇달아 맺었다. 이번 MOU 체결로 에쓰오일과 아람코는 경쟁력 있는 블루수소와 블루암모니아를 국내에 들여와 저장·공급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관련 잠재 협력 기회 발굴에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블루수소, 블루암모니아의 국내 도입과 공급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공동 노력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의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신기술과 탈탄소 관련 사업 분야의 국내 벤처 기업에 공동 투자하고 이를 통한 관련 신기술 확보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수소 협력 MOU는 글로벌 수소 에너지 생산국과 수요국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양국 간 대표 상생 모델이라는 것이 에쓰오일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장기 성장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 분야 투자를 지속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확장할 계획이다. 2018년 5조원을 들여 완공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에 이어 새롭게 추진하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
석유화학 2단계인 샤힌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t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에틸렌을 원료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도 들어선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아람코와 석유화학 신기술(TC2C) 도입 등 프로젝트 협력 MOU를 체결했다. 샤힌 프로젝트에 아람코가 개발해 처음 상용화하는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도입하고, 핵심 설비인 스팀크래커의 운영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아람코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정과 석유화학 제품의 연구개발 전문지식을 제공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올 하반기 최종투자결정(FID)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며, 2026년 상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료를 통해 ‘석유에서 화학으로’ 지평을 확장하며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비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연달아 단행함으로써 아로마틱, 올레핀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입지를 굳히고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일대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