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디젤 1위 업체인 SK에코프라임이 매물로 나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기조에 맞춰 SK에코프라임의 주력 제품인 바이오디젤 수요가 늘면서 경영권을 가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매각의 적기라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SK에코프라임 지분 100% 매각을 결정하고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임했다. 친환경 투자에 관심 있는 대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대형 PEF를 대상으로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의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SK에코프라임의 전신은 한앤컴퍼니가 2020년 3825억원에 인수한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사업부다. 한앤컴퍼니는 3조8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매출 5749억원,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직후인 2020년 매출 2365억원, 영업손실 158억원에 비해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손실 폭은 크게 줄었다.

매각 측은 잠정 매각가로 50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IB업계 일각에선 “적자 기업인 점 등을 고려할 때 5000억원 이상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에코프라임은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를 생산·유통한다. 바이오디젤은 국내 생산량 기준으로 33% 점유율을 보유해 1위다. 바이오디젤은 팜유(야자유) 부산물과 폐식용유, 동물성 기름 등을 메탄올과 반응시켜 생산한다. 일반 경유에 섞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다. 바이오중유는 주로 발전기 가동에 쓰인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친환경 원료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200억원을 들여 바이오디젤 원료를 제조하는 디에이치바이오를 인수하며 볼트온(유사 기업 추가 인수) 전략도 폈다.

매각 측은 세계 각국이 공격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며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인수 후보들에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비율은 기존 3%에서 지난해 3.5%까지 늘었다. 2030년엔 5%로 올라갈 예정이다. 유럽은 의무 혼합비율이 평균 8% 수준이다. 스웨덴 핀란드 등 일부 국가의 혼합비율은 각각 20%, 18%에 이른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추가 4호 펀드 조성을 위해서라도 회수 성과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2년 만에 SK에코프라임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