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모든 것 다 되는 슈퍼앱 'X' 된다…머스크, 재인수 결정
트위터 인수 계약을 철회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기존에 약속했던 440억 달러(62조8000억 원)를 주고 다시 트위터를 사들이기로 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트위터 주가는 22%가량 폭등했다.

주당 54.2달러에 인수


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는 SEC에 머스크 측이 원래 조건 대로 계약을 진행하자는 제안을 해왔다고 신고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석 달 뒤인 7월 8일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봇(bot)'이라고 불리는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장에선 트위터의 주가가 인수 가격보다 내려간 점에 머스크가 불만을 품은 것으로 분석했다.

머스크의 이번 결정은 트위터와의 법정 다툼을 2주가량 앞두고 이뤄졌다. 트위터는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이달 17일부터 닷새간 관련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일각에선 머스크의 트위터 재인수 결정은 이번 소송전에서 승소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재개한다는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이날 장중 13% 가까이 오른 47.95달러에 매매 정지가 이뤄졌다. 거래 재개 이후엔 22.24% 폭등한 5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트위터 발판으로 슈퍼 앱 개발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위터 구매는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고 썼다. 머스크는 △메시지 전송 △금융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이 가능한 슈퍼 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X'앱이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해당 앱 개발 속도가 3~5년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사모펀드 투자설명회에서 트위터를 비상장 회사로 전환했다가 3년 안에 다시 상장시키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장회사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SEC 등에 회사 내부 정보 등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다. 특히 'X'앱 등과 관련된 투자 내용이 외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위터를 인수한 뒤 3년 내 재상장시킨다는 계획은 트위터 주주들에게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면서 "머스크가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트위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는 이미 매각 추진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양측이 원안대로 합의한다면 거래는 몇 주 내 빠르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트위터 인수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한 은행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대출 은행들은 머스크에 인수자금을 빌려주고, 해당 채권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매각 속도와 금리가 계획대로 진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