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中이 앞서던 '셀투팩'도 따라잡는다…개발 완료 '눈앞' [모빌리티 신드롬]
LG에너지솔루션이 모듈 단계를 생략해 배터리 용량을 높이는 ‘셀투팩(CTP)’ 기술 개발이 거의 완료됐다고 20일 밝혔다. 2025년에 NCM(니켈 코발트 망간) 622 배터리에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 CATL 등이 이미 적용 중인 CTP 기술 격차를 줄여 제품 성능에서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전무)는 이날 배터리 콘퍼런스 ‘KABC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단계를 거쳐 전기자동차에 적용된다. CTP 기술을 적용하면 모듈 단계를 생락해도돼 더 많은 배터리 셀을 넣을 수 있다. 보통 셀 10~20개 1개의 모듈로 묶이고, 모듈 8~40개가 배터리 팩으로 완성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CTP 개발과 양산 일정에 대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CATL 등은 주력 제품인 LFP(리튬 인산 철)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일찌감치 CTP 기술을 개발해왔다. 소재 한계로 에너지 밀도를 NCM보다 높이기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CATL은 6월 CTP를 적용한 ‘기린 배터리’를 공개한 바 있다. 기존 에너지밀도(㎏당 212Wh)보다 20%가량 늘어난 ㎏당 255Wh(NCM 기준) 수준이다. CATL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개발 중인 ‘4680 배터리’를 노골적으로 겨냥하며 “이 제품 용량이 13% 더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CTP 만으로도 충분히 주행거리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CTP 기술에서 속도를 내 실제 적용하면 중국 배터리보다 밀도가 훨씬 높아지게 된다.삼성SDI와 SK온도 CTP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삼성SDI는 모듈을 없애 공간 효율을 높인 ‘모듈리스 팩’ 기술을 2015년 공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CTP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2026년엔 팩 단위도 생략하고 셀을 바로 자동차 섀시에 붙이는 셀투섀시(CTC)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직 양산 적용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SK온은 올해 초 CTP 기술을 적용한 ‘S팩’의 1차 개발을 완료했다. 10개 모듈을 4개 수준으로 줄여, 부품 비용을 절약하고 더 많은 셀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아직 양산까지는 개발이 수년 가량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도 2025년 CTP 기술을 적용하고 2026년엔 CTC를 적용할 계획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