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장기 미인출 예적금 6.6조원…잠자고 있는 돈 찾아가세요”
농협과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고객이 만기 후 1년이 넘도록 찾아가지 않고 있는 예적금 잔액이 6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독당국과 상호금융권은 다음달까지 ‘장기 미인출 예적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상호금융권의 장기 미인출 예적금 잔액은 6조6021억원으로 2020년 말(5조913억원) 대비 1조5108억원(29.7%) 급증했다. 농협이 4조5468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새마을금고(1조2051억원), 신협(5954억원), 수협(1877억원), 산림협동조합(671억원) 등 순서였다.

장기 미인출 예적금이 많을수록 소비자는 금리 상승기에 따른 추가 이자 증가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만기 후 미인출 기간에 따라 예적금 이자율이 하락하고, 6개월 이후부턴 ‘제로’ 수준인 보통예금 이자율(연 0.1%)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돈을 뺀 뒤 새로 예적금에 가입하면 훨씬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금감원은 100만원 이상 장기 미인출 예적금(5조7000억원, 83만좌)을 1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재예치할 경우 연 1882억원(계좌당 23만원)의 추가 이자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시중은행의 연 3.3%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으로 재예치한 경우를 가정했을 때의 얘기다.

장기 미인출 예적금의 경우 횡령 등 금융사고에 노출될 위험도 높다. 특히 고령자는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계좌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객의 1000만원 이상 장기 미인출 예적금은 450억원이다.

이에 금감원과 상호금융권은 오는 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약 4주 동안 ‘잠자는 돈 찾아가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장기 미인출 예적금 보유 고객한테 문자나 이메일 등으로 보유 여부 및 환급 방법 등을 안내하는 식이다. 장기 미인출 예적금 기준을 만기 후 3년에서 1년으로 바꿔, 캠페인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이외에도 만기 직전·직후에만 실시하던 고객 대상 만기도래 안내를 만기 후 5년까지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장기 미인출 고객 예금은 금융사고 위험이 높음에도 현재 예적금 해지 관련 전결권자가 다른 예적금과 동일하다. 이에 장기 미인출 예금 해지시 전결기준을 상향(실무책임자에서 지점장)해 본인확인 등 내부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이나 금융결제원의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에서 미인출 예적금 조회를 할 수 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휴면·미인출 예적금의 경우 100만원, 미지급 출자금·배당금은 1000만원까지 타 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영업점을 방문하면 한번에 전액을 인출할 수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