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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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자고 일어나 해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출근. 집과 회사가 가까워 십여분 이내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먼 길을 떠난다. 자기 동네가 아닌 경우도 물론 많다. 이같은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이 경기 고양시다. 고양시에서는 최소 13만7000명이 다른 지역의 직장에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드타운 고양시, 13만명이 다른 곳으로 출근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구별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는 근무지 기준 쥐업자보다 거주지 기준 취업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집계됐다. 거주는 고양시에 하고 있지만 근무는 다른 곳에서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고양시 거주자를 기준으로 집계한 취업자 수는 55만5000명이었지만 고양시에서 근무하는 취업자는 41만8000명에 그쳤다. 최소 13만7000명은 고양시 바깥에서 근무한다는 의미다. 다른 지역 거주자가 고양시로 출근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고양시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고양시는 뚜렷한 산업이 없어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불리는 곳이다. 이번 통계에서도 고양시의 이같은 특성이 잘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고양시 외에는 서울 관악구가 관내 근무자보다 거주자가 많은 곳으로 집계됐다. 관악구에서 일하는 취업자는 13만7000명이지만 관악구에 거주하는 취업자는 26만9000명이었다. 최소 13만2000명이 관악구에 거주하면서 다른지역으로 출근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이 만든 화성의 풍경

반면, 사람은 그렇게 많이 살지 않는데 취업자가 많은 지역도 있다. 경기 화성시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취업자는 58만8000명이었지만 화성시에 거주하는 취업자는 49만8000명에 그쳤다. 최소 9만명은 다른 지역에 살면서 화성으로 출근한다. 이곳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로 출근하기 위해 각지에서 통근버스를 타는 모습을 그려보면 이해가 되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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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강남구가 있다. 강남구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84만3000명이지만 강남구에 거주하는 취업자는 25만6000명에 그친다. 58만7000명은 다른곳에 살면서 강남으로 출근한다. 강남의 살인적인 집값을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용률 상위는 시골?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것은 전국 228개 시군구의 고용지표다. 고용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어디였을까? 상위권은 시골 벽촌이 장악했다. 경북 울릉군이 85.0%로 1위다. 전북 장수군(80.1%), 전남 신안군(78.7%) 등이 뒤를 잇는다. 이들 군 지역의 주 취업 분야는 바로 농업. 실제로 농업을 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소일거리로 작게 논밭을 가꿔도 농업 취업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용률 하위권은 대도시의 낙후지역이 차지했다. 인구 절벽으로 도시가 쪼그라들고 있는 부산 영도구가 48.8%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부산은 영도구 외에도 중구(49.4%), 서구(49.3%), 동구(48.4%), 남구(49.2%), 금정구(49.0%) 등 5개 구 지역이 고용률 40%대를 기록했다. 그외엔 대구 남구(49.9%) 등이 눈에 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