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이후 줄소송…"열악한 택시산업 붕괴할 것"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소정근로시간 노사합의 인정해야"
택시업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위법이라는 대법원판결로 전국에서 최저임금 미지급액 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부산의 법인택시 회사 대표들이 노사 합의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인정 등 업계 현실을 반영한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은 11일 오전 부산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96개 택시회사 대표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표들은 성명서에서 "대법원 판결 이후 전국 대부분의 택시회사에서 노조와 정당하게 체결한 임단협이 무효화되고, 대표는 수십억원의 임금을 체불한 악덕 사업주로 전락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미 열악한 경영환경에 처한 택시 산업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승객 감소로 점차 사양 산업화 되고 있다"며 "지역별로 사실관계의 차이가 있음에도 대법원 판결을 답습하듯 따르면 택시 산업은 무기력하게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미지급 등과 같은 소송이 잇따르고 지역별로 승소와 패소가 혼재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부산을 비롯해 전국 택시업계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판결 이후 부산지법, 서부지원, 동부지원 등 부산 3개 법원에 제기된 사건은 300건이 넘고, 소송에 참여한 택시기사는 3천여명, 총 청구액은 360억원이다.

부산 택시회사 대표들은 "부산 법인택시 노사는 임단협을 정당하게 체결했다"며 "부산지역 법원도 이런 경위와 사실관계를 명확히 판단하고, 택시업계가 처한 상황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합리적인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2019년 택시기사의 실제 근무 형태나 차량 운행 시간이 바뀐 게 없는데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려는 의도로 회사와 노조가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법규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