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부터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9일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차량이 침수됐다. 도로가 빗물에 잠겨 길가에 멈춰버린 차들이 상당수였다. 침수 구간을 벗어나지 못해 차량 위에서 비를 피하는 한 남성의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처럼 차를 몰고 도로를 주행하다 침수 구간을 만나는 난감한 경우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9일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진.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에서 대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사진=트위터 캡처
9일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진.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에서 대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사진=트위터 캡처

침수 사고 주된 원인은 '엔진 흡입구'

업계에 따르면 실제 차량 운행 중 침수 사고 원인은 대부분 엔진 흡입구를 통한 빗물 유입으로 알려졌다. 엔진 흡입구가 낮은 차량의 경우 같은 높이의 침수 도로를 운행해도 엔진 흡입구로 물이 유입될 위험성이 크다.

2019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주요 국내외 차량 모델별 엔진 흡입구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엔진 흡입구 높이는 최고 80㎝에서 최저 55㎝로 약 25cm(31.3%)의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차의 엔진 흡입구 높이를 미리 알아두는 것은 침수 구간을 만났을 때 운전자가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된다.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침수 구간 만났다면..."저속으로 한 번에 통과"

침수 구간을 만났을 때는 어떻게 주행해야 할까. 저속으로 정차 없이 한 번에 통과하는 게 포인트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특히 범퍼 높이의 침수구간을 운행할 때는 저속으로, 수동 차량은 1~2단의 저단 기어 변환으로 한 번에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침수 구간 운행할 때 차량을 정차하거나 기어를 바꾸는 건 금물이다. 엔진 흡입구나 머플러를 통해 물이 들어가 엔진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 구간을 통과한 후에는 반드시 브레이크 성능을 점검해야 한다. 침수 구간 통과 후 서행하면서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작동시켜 브레이크 라이닝 습기를 제거해야 브레이크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미 침수 사고가 발생했다면 차량 시동을 켜면 안 된다. 침수 구간 운행시 차량이 멈췄거나 이미 차량이 침수돼 있을 때는 시동을 걸거나 차량 내 다른 기기 등을 조작하지 말고 곧바로 견인해 정비해야 한다. 단순 침수 차량은 정비공장에서 엔진 및 주변 부품을 전부 분해해 정비(청소)한 뒤 운행해야 한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이날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서 침수 구간을 만났을 때 조심해야 할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동차가 (시속) 10㎞ 속도를 넘어가면 물살을 가르게 된다. (차량) 부품들이 물과 만나면 좋지 않기 때문에 물이 튀기지 않도록 천천히 가라고 하는 것"이라며 "D 기어로 놓아도 되지만, 5㎞ 미만으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