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효과' 더 뜨거워졌다…삼양식품 "이젠 수출기업"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수출 호조로 창사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30년 만의 신공장인 경남 밀양 생산기지의 가동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불닭 효과' 더 뜨거워졌다…삼양식품 "이젠 수출기업"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지난 5월 밀양시 부북면에 준공한 밀양공장 가동률은 현재 80~85%까지 올라갔다. 다음달에는 밀양공장에서 용기면과 건면 라인을 추가로 가동해 전체 생산라인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전용 생산기지인 밀양공장에서 불닭볶음면 봉지면에 이어 용기면 생산까지 준비하고 있다”며 “연간 최대 6억 개의 라면을 추가 생산해 지금보다 생산량이 50%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은 문막, 익산, 원주공장에 이은 네 번째 생산설비로 30년 만에 지은 새 공장이다. 삼양식품이 2400억원을 투입해 밀양공장을 세운 것은 해외에서 늘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출시 당시 ‘사람이 먹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운맛’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매운맛을 즐기는 마니아층에 입소문이 나고 해외에서도 유튜버, SNS 등을 통해 ‘매운맛 챌린지’ 돌풍이 불면서 10년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농심과 오뚜기에 한참 뒤처져 있던 삼양식품을 기사회생시킨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삼양식품의 매출은 2016년 3593억원에서 지난해 6420억원으로 5년 새 약 두 배로 불어났다. 특히 수출이 급증해 2016년 26%였던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지난해 60%를 돌파한 뒤 올 1분기 66%까지 올라섰다. 밀양공장에서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출 비중은 이보다 더 커질 공산이 크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북미 등 기존 수출 지역 외에도 중동, 남미, 인도 등에 수출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삼양식품은 다른 라면회사와 달리 현지 생산 없이 전량 수출로 해외 매출이 일어나고 있어 최근 고환율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가루, 팜유 등의 가격이 급등했던 2분기에도 삼양식품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선 삼양식품이 수출 증가로 올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올해 매출은 7500억원, 영업이익은 84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