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물가와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소비가 넉달 연속 줄었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있는 일인데요.

소비빙하기가 몰려오며 물건을 사기보다는 빌려쓰는 수요가 늘면서 침대 매트리스 렌털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효성 기자, 매트리스 렌털 사업이 불황속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인데, 이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나요?

<기자>

매트리스 렌털이 국내에 도입된 건 지난 2011년입니다. 10년이 조금 넘었죠.

정수기 렌털로 잘 알려진 코웨이가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처음엔 이 시장이 클 수 있을지 경쟁사들이 반신반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웨이의 매트리스 렌털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이제는 대기업까지 경쟁에 뛰어들 정도로 시장이 뜨거워졌습니다.

코웨이의 매출 성장세를 보면, 2012년 240억원에서 진출 3년만에 1천억원을 넘었고 지난해는 2천억원도 돌파했습니다.

국내 1, 2위 침대업체 에이스침대(3,464억원)와 시몬스(3,054억원)에 이은 3위 수준인데요.

우리나라 침대 브랜드가 최소 30개 이상인데, 이들을 거의 다 제치는 이변을 보인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처음엔 관망세를 보이던 경쟁사들이 하나둘씩 진출을 선언했고요.

현재는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바디프랜드 뿐 아니라 현대렌탈케어, SK매직 등 대기업 계열사들까지 총 7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매트리스 시장에서 렌털의 비중은 2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커졌습니다.

성장속도도 빠른데요. 침대를 구입하는 수요와 비교해보면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침대는 결혼이나 이사 같은 큰 이벤트가 있을 때 목돈을 주고 구입해서 오래 쓰는 가구로 인식돼 왔는데요,

렌털 매트리스의 어떤 강점이 소비자 지갑을 열게 만든겁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매트리스 관리 서비스와 비용적인 부분입니다.

정수기를 렌털하면 주기적으로 점검원이 방문해서 필터를 교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까?

매트리스 렌털도 비슷한데요, 침대는 몸을 대고 잠을 자는 가구인데다 세탁이 어려운 만큼 클리닝 서비스가 핵심입니다.

분기에 한번 전문가가 방문해서 매트리스 내 진드기나 세균을 청소해주는 거죠.

제가 매트리스 클리닝 서비스를 경험해보니까 그동안 보이지 않던 머리카락이나 진드기 등을 눈으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매트리스 렌털에는 매트리스 상단부인 '탑퍼'를 교체하는 것도 포함돼 있습니다(일부 제품).

완제품 침대를 사면 소비자가 쉽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렌털은 직접 방문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주다 보니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앞서 언급한 매트리스 렌털의 비용적인 강점은 어떤건가요?

<기자>

초기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침대는 오래 쓰는 가구라는 생각에 비싸더라도 가급적 좋은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죠.

최근 들어서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의 이유로 가구 업체별로 가격이 적지 않게 올랐는데요.

그러다보니 신혼부부처럼 가구를 마련해야 하는 수요층의 부담도 크게 늘었습니다(혼수비용 1,471만원, 전년비 12.3% 증가).

침대·매트리스 렌털 상품은 일반적으로 5년~7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매달 할부로 금액을 납부하다보니 한번에 목돈이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고가 라인의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월 부담액은 3~4만원 정도라 소비자로서 매달 체감하는 가격 부담은 낮은 편입니다.

[이두희 / 매트리스 렌털 업체 관계자: 초기 비용 부담이 없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매트리스를 렌털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매트리스 위생 전문가가 4개월마다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고…]

<앵커>

당연히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던 가구까지 빌려서 쓰는 시대가 도래한 건데 렌털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요?

<기자>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렌털업 규모가 약 40조원, 오는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장이 클 것으로 분석하는 이유는 물건을 구입하는 대신 렌털해 사용하는 소비문화가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가전에서 시작된 렌털 판매 방식은 이제 가구, 펫가전, 자동차 타이어까지 공유경제와 맞물리며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렌털산업은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선방할 수 있는 분야라는 분석입니다.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보다는 빌려쓰는 렌털이 더 주목을 받게 된다는 겁니다.

침대시장 1, 2위 업체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도 매트리스 렌털 사업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아직 렌털사업 진출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지만 비슷한 사업은 이미 시작을 했거든요.

시몬스는 카드사와 손잡고 장기간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시몬스페이)을 런칭했는데 이게 렌털사업과 사업모델이 비슷합니다.

업계에선 시몬스의 이런 행보에 대해 렌털업체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 렌털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를 내놓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SK그룹 등 대기업이 렌털사업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다

침대시장 1, 2위 업체까지 렌털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 이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감사합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불황 속 호황, 침대 매트리스 렌털이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