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보고 있나…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출하식 개최 [박신영의 일렉트로맨]
삼성전자가 25일 경기도 화성캠퍼스 V1라인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대만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삼성전자의 3㎚ 공정 기술력 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 가운데 열린 출하식인 만큼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출하식을 연 것은 그만큼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한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출하식에서 정기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부사장)은 기술 개발 경과보고를 통해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등 사업부를 넘어선 협업으로 기술개발 한계를 극복한 점을 강조하는 등 개발에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양산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TSMC 제칠 기회

삼성전자는 지난 6월 30일 세계 최초로 3㎚ 공정 반도체 양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는 현재 4㎚ 공정 반도체까지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TSMC를 제칠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성능은 좋아지고 전력 소모량은 줄어든다. 고성능 반도체를 원하는 고객들의 주문이 몰릴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49.5%로 1위다. 삼성전자(16.3%)의 세 배 이상이다. 이 격차는 올해 1분기 더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TSMC가 3㎚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GAA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 반도체와는 성능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공정보다 전력은 45% 절감되고, 성능은 25%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GAA(gate-all-around) 기술로 승부

삼성전자는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 반도체 양산으로 TSMC와 차별화 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생산에서 미세공정이 중요한 것은 반도체 회로 폭이 좁아질수록 소자 동작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부가 효과도 있다. 소비전력이 줄어들고 정보 처리 속도는 올라간다. 회로를 얇게 그릴수록 웨이퍼 한 장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어 생산성도 올라간다.

최근엔 공정 미세화의 속도가 눈에 띄게 더뎌졌다. 회로 폭을 줄이는 기술의 난도가 만만찮아서다. 반도체는 전류 흐름을 스위치처럼 켜고 끄기를 반복하면서 작동한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전류 제어장치도 작아진다. 제어장치가 ㎚급으로 미세해지다 보니 전류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누설 전류가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누설 전류에 따른 반도체 오작동과 성능 저하를 줄이기 위해 기존 5㎚ 반도체에선 핀펫 공정을 활용했다. 삼성전자가 3㎚ 공정에 활용한 GAA 기술은 핀펫 기술에 비해 전류를 제어할 접점을 넓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3㎚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은 45% 절감되고 성능은 23% 향상됐으며 면적은 16% 축소됐다. 내년에 나오는 3㎚ GAA 2세대 공정은 전력은 50% 절감되고 성능은 30% 향상되며 면적은 35%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