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털어낸 조용병, 3연임 도전 '청신호' 켜졌다
신한은행 채용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의 무죄가 확정됐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조 회장의 3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중 부정 합격으로 인한 업무방해 부분과 성차별적 채용으로 인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부분 등에 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조카 손자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아들, 교회 지인의 아들 등 외부에서 청탁받은 지원자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특혜를 제공하고, 최종 합격자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3 대 1로 맞췄다는 혐의로 2018년 9월 기소됐다.

1심은 조 회장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부정 합격했다고 본 3명 중 2명은 정당한 절차로도 합격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류전형 합격 후 1차 면접에서 탈락한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조 회장이 이 지원자의 서류전형 지원 사실을 인사부에 전달한 건 맞지만 이를 합격을 지시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고 봤다.

무죄가 확정되면서 조 회장은 지난 4년간 짊어진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게 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세 번째 연임 도전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5년간 경영진을 맡을 수 없도록 제한한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 신한은행장을 지낸 뒤 2017년 3월 신한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으며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원(ONE) 신한’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조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2017년 이후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아시아신탁(현 신한자산신탁),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 BNPP카디프손해보험 등을 인수하며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