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곡 R&D센터 방문 > 구광모 LG 회장이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 제공
< 마곡 R&D센터 방문 > 구광모 LG 회장이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 제공
29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은 구광모 LG 회장이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친환경 클린테크 사업을 꼽았다. 향후 5년간 국내외에서 이 분야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클린테크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LG에 따르면 구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은 최근 석유화학 사업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에서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활용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에 신경을 쓰고 있는 배터리와 전기차 고객사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신재생에너지 등 투자
클린테크는 탈탄소와 순환경제 체계 구축 등 기업이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을 뜻한다. LG가 이번에 클린테크 분야 투자를 결정한 것은 최근 배터리와 전기차 고객사들 사이에 환경 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 관련 환경 규제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는 물론이고 협력회사, 물류 과정 등 제품 수명주기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까지 규제 대상이다. 친환경 클린테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 탄소 저감을 고민하는 고객사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LG 측 판단이다.

LG는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클린테크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한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는 추세에 공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LG는 앞으로 투자할 2조원의 구체적인 활용방안도 세웠다. LG화학은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미국 곡물기업 ADM과의 합작법인(JV)을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연산 7만5000t 규모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또 LG화학 대산공장에 바이오 원료 생산시설과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시설을 신설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지난해 12월 6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 지분 2.6%를 확보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또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 켐코와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폐배터리에서 발생하는 금속을 전구체 생산에 재활용하기로 했다.
구광모 LG 회장, 클린테크 현장경영
구 회장은 클린테크로 맥을 잡은 중장기 전략 방향에 맞춰 지난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있는 LG화학 R&D연구소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현장에 전시된 바이오 원료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임직원에게 궁금한 부분을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장에서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해가자”고 말했다. 또 “훌륭한 기술 인재가 많이 모일 수 있도록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같이 고민해달라”고 덧붙였다.

㈜LG는 28일 열린 ESG위원회를 통해 ESG 추진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 중장기 탄소 감축 전략, 해외 탄소 감축 사업 개발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LG는 ESG 경영의 방향성, 추진 전략, 성과 등을 담은 보고서를 3분기에 발간할 예정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