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도로를 점유하고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제공
21일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도로를 점유하고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제공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지난 14일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 운송을 담당하는 화물차주들의 시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파업 가담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불법집회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화물차주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21일 발표했다. 파업 적극 가담자에 대한 가압류 처분과 불법집회 금지 내용을 담은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도 진행 중이다.

화물차주들의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은 ‘참이슬’ 등 소주 출고량이 크게 줄고, 지난 2일엔 이천공장에서 생산 중단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천·청주공장은 ‘참이슬’과 ‘진로’ 등 하이트진로 소주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생산기지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일부 화물차주들은 운임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3월 30일부터 84일째 파업과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화물차주들의 시위로 제품 출고가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공장 인근 교통체증과 주민 민원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공장 직원들이 시위 도중 터져나오는 욕설과 고성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수양물류 외에 두 곳과 운송계약을 추가로 체결해 화물차주들의 파업에 대응하고 있다. 편의점 등 유통업체와 주류 도매상들은 직접 공장에 찾아와 소주를 실어 나르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20일 기준으로 파업 이후 누적 출고량이 평소의 80% 선이 됐지만, 여전히 정상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했다”며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과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 간 갈등의 씨앗도 움트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에서 아홉 번째 택배 근로자 과로사가 발생했다”며 “CJ대한통운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고발하겠다”고 21일 밝혔다.

CJ대한통운 부평지사 삼산중앙대리점 소속 근로자 전모씨(48)는 지난 14일 새벽 출근 준비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틀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 택배 근로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전씨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 아파트를 주 배송지로 맡아 주 6일 하루평균 12~13시간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전씨가 맡은 하루 배송 물량은 223개로 동일 대리점 택배기사 평균 268개보다 17% 적다”며 “근거 없는 사실 왜곡과 무책임한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수정/박종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