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신용도를 갖춘 대기업들이 신용보증기금이 지원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P-CBO는 자체 신용으로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대기업들은 평판 훼손을 우려해 P-CBO 발행을 꺼려왔지만,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자금조달 전략을 수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K렌터카는 지난 26일 P-CBO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A(긍정적)’다. 신용등급 ‘A+(안정적)’인 SK머티리얼즈도 같은 날 550억원 규모의 P-CBO를 발행했다.

국내 택배시장 ‘빅3’로 꼽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같은 날 P-CBO를 통해 560억원을 조달했다. 이 회사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지난 2월 신용등급이 ‘A-(안정적)’로 떨어진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이달 P-CBO로 14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P-CBO는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모아 신용보증기금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 뒤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창구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A급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P-CBO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기업 계열사가 늘어나고 있다. 시장 평판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부작용보다 시중 조달 금리보다 낮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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