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전자부품업계 수익성 '비상'
中 봉쇄 장기화에 직격탄…4월 LCD 패널 출하량 15% 급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와 전자부품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현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난달 액정표시장치(LCD) 전체 패널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15% 급감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2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4월 LCD 전체 패널 출하량은 1억9천461만장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 전달인 3월에 비해서는 13% 각각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LCD 패널 출하량 역시 작년 동기 대비 20%, 전월 대비 15% 각각 줄었다.

상반기는 통상 디스플레이 업계의 비수기여서 출하량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지만, 이런 감소 폭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의 경우 전체 LCD 패널 출하량은 전달 대비 4% 감소하는 데 그쳤었다.

이 같은 LCD 패널 출하량 감소에는 무엇보다 중국의 도시 봉쇄 조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모니터와 맥북 노트북의 절반 이상을 위탁 생산하는 중국 퀀타의 상하이 공장과 휴렛팩커드(HP), 델, 레노버 등의 모니터·노트북을 위탁 생산하는 컴팔의 쿤산시 공장이 봉쇄로 인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디스플레이 업체의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 대부분을 조립 생산하는 폭스콘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 3월 쿤산시 공장 두 곳의 생산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도시 봉쇄로 IT 등 완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디스플레이, 반도체 패키지, 카메라 모듈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中 봉쇄 장기화에 직격탄…4월 LCD 패널 출하량 15% 급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봉쇄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93% 급감한 383억원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상하이, 쿤산시에 있는 주요 부품 협력사의 가동 중단과 생산 차질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로 이들 두 지역의 LG디스플레이에 편광판, 인쇄회로기판 등을 공급하는 10여개 핵심 부품 협력사들은 3월 말과 4월 초부터 한 달 넘게 가동을 중단했으며 일부 업체는 이달 들어서야 부분적으로 조업을 재개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부품별 공급선과 물류 루트 다변화, 안전 재고 확보 등을 통해 돌발 변수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전방 수요 둔화, LCD 패널 가격 하락까지 지속돼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암울한 편이다.

DB금융투자의 권성률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이 2분기 들어서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실적의 주축이었던 IT용 LCD가 중국 봉쇄 영향으로 매출이 10% 이상 하락했다"면서 올해 2분기에 8개 분기 만에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전자 부품 기업들도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샤오미, 오포 등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에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공급해왔는데 중국 봉쇄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으로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 현지에서 IT·전장용 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톈진(天津) 공장은 차질 없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과 중화권의 수요 급감으로 삼성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다만 산업기기, 전장용 MLCC 수요는 비교적 견조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도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의 중국 내 생산 차질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폭스콘의 재고확보 노력으로 LG이노텍의 중국 카메라 모듈 공급은 아직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