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농기계 기업 TYM이 미국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규모 신규 투자로 연간 5만 대의 트랙터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능력을 갖춰 북미 3대 트랙터 제조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TYM은 미국 조지아주 롬시 인근 8만2644㎡(약 2만5000평) 규모 부지에 1만3223㎡(약 4000평)에 달하는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데 2000만달러(약 253억원)를 투자한다고 20일 밝혔다. 조지아 주정부와 시설 투자에 대한 협의를 마쳤으며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이달 공장 설계에 들어간다. 2003년 4100㎡(약 1250평)로 시작했던 공장 규모를 20여 년 만에 대대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농슬라' TYM, 美 조지아에 2000만弗 시설 투자
현재 노스캐롤라이나·텍사스주 등에 생산시설을 보유 중인 TYM은 이번 투자를 통해 북미 트랙터 생산량을 현재 연간 3만 대에서 5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부품을 한국에서 조달해 간단히 완제품 조립만 하는 부분조립생산라인(SKD)을 핵심 부품까지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완전조립생산라인(CKD)으로 확대 개편한다.

TYM기술교육센터(TTI)도 신설한다. 북미 지역 300여 개 딜러사를 대상으로 제품·부품 공급 시스템과 서비스 수준을 향상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가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중소형 트랙터 수요 증가가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도심 외곽 주택에서 거주하며 취미로 주말농장을 가꾸는 소위 ‘하비 파머(hobby farmer)’가 크게 늘었다. 중소형 트랙터는 주말농장뿐 아니라 마당 잔디 관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100마력 이하 중소형 트랙터가 주력인 TYM의 미국 매출은 2019년 2356억원에서 작년 4354억원으로 약 두 배로 증가했다. 올해에는 55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인건비 상승과 노동력 부족 상황이 중소형 트랙터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민자들이 주로 맡아서 했던 잔디 관리 서비스는 주당 평균 130달러, 한 달에 520달러가 들지만, 중소형 트랙터를 리스해 직접 관리하면 모델에 따라 비용이 60개월 기준 월 150~500달러에 불과하다.

TYM은 올해 창사 후 최초로 1조원 매출 고지를 넘을 전망(1조1922억원)이다. 작년(8415억원) 대비 40%가 넘는 증가세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주력 계열사는 TYM의 북미법인인 TYM-USA와 작년 8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국제종합기계의 북미법인 브랜슨이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0마력 이하 트랙터 기준 10%로 5위 수준이다.

TYM 관계자는 “이번 북미 투자 확대는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시기에 맞춰 조지아주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결정하게 된 점도 뜻깊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