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제품 파는 코스트코에서는 오전 중 '품절'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이상 無'
대용량 상품 구매 원하는 자영업자 수요 몰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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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의 식용유 매대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17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의 식용유 매대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식용유 '사재기' 현상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마트 매대가 비어 위기감이 든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한편에서는 식용유 재고가 충분해 굳이 미리 사놓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둘 다 맞는 말이다. 다만 판매 채널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일반 소비자가 찾는 대형마트의 경우 매대에 놓인 식용유 재고가 넉넉한 편이지만, 자영업자들이 방문하는 창고형 할인점의 경우 식용유가 동난 곳도 있었다.

지난 17일 저녁 8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코스트코 양평점의 식용유 매대는 '아보카도 오일' 제품을 제외하곤 텅 비어있었다. 올리브유·포도씨유·카놀라유 등 평소 구매했던 식용유 제품이 매대에 없는 탓에 원하는 제품을 찾아 매장만 2~3바퀴 빙빙 도는 소비자도 있었다. 40대 주부 김설희 씨는 "아무리 봐도 식용유 판매 코너를 찾을 수 없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식용유 재고가 없어 매대가 비어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당황스러워했다.

매대에 유일하게 남은 아보카도 오일을 집어든 김씨는 "평소엔 카놀라유, 올리브유 위주로 먹었는데 아보카도 오일은 생전 처음 먹어본다"며 "오일 파스타를 해먹으려고 하는데 인터넷으로 용도를 검색해보니 이 기름을 사용해도 될 것 같아 하나 구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코스트코 양평점의 식용유 매대는 '아보카도 오일' 제품을 제외하곤 텅 비어있었다.  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코스트코 양평점의 식용유 매대는 '아보카도 오일' 제품을 제외하곤 텅 비어있었다. 사진=이미경 기자

코스트코 양평점 직원은 올리브유·대두유 등 다른 종류의 식용유를 사려면 '오픈런(점포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입장하는 현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식용유가 입고되기는 한다"며 "하지만 수량이 소량인지라 오픈시간에 맞춰서 구매해야 한다. 오전 중에 모두 동난다"고 귀띔했다.

대형마트의 분위기는 달랐다. 같은 날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의 식용유 매대는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올리브유 등 다양한 종류의 식용유가 진열돼있었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최상진 씨(32)는 "식용유 대란이라고하길래 하나 구입해야하나 싶어서 마트에 왔다"며 "진열대를 보니 식용유가 가득해 굳이 사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 식용유가 반통 남았는데 1인가구다보니 남은 식용유로도 올해는 충분히 버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대형마트에서도 일부 1.5ℓ, 1.8ℓ 대용량 제품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대두유 제품은 품절된 상태였다. 이는 일반 가정에 비해 기름 사용량이 많은 소규모 자영업자가 해당 제품을 미리 사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두유는 동네 분식집 등 자영업자가 주로 사용하는 기름"이라며 "자영업자들은 식용유 소비량이 많다 보니 미리 구매해두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가계에서는 식용유 사용량이 많지는 않다보니 사재기하려는 심리도 크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로 식용유 구매 수량 제한을 두는 곳도 대용량 제품을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는 일부 식용유 제품에 대해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일반 대형마트 오프라인 점포는 별도의 수량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식용유 구매 수량을 제한한 SSG닷컴 역시 1.5ℓ, 1.8ℓ 대용량 제품에 대해서만 구매 제한을 두고 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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