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과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왼쪽), 정성춘 KIEP 부원장(오른쪽)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과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왼쪽), 정성춘 KIEP 부원장(오른쪽)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올해 세계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인 4.6%대비 1.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둔화됐다는 게 KIEP의 설명이다. 국제유가는 내년은 돼야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KIEP가 이날 발표한 '2022 세계경제 전망(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5%로 지난해(6.0%) 대비 2.5%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KIEP는 매년 5월과 11월에 세계경제 전망을 내놓는데, 작년 11월에 예상한 2022년도 경제성장률(4.6%)과 비교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은 1.1%포인트 낮아졌다.
KIE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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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장기화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교란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향후 복합적으로 세계경제 성장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선진국에서의 공급망 교란과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전쟁이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과 물가 안정 사이의 상충관계에 직면해있는 통화당국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면서 경기 회복세를 둔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KIEP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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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는 미국 경제가 올해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3.8% 대비 0.5%포인트 낮은 성장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중된 수급 불균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주(기준금리 인상, 보유자산 축소) 등이 미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흥종 KIEP 원장은 "미국이 심하게 얘기하면 '나 홀로 회복'을 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다른 나라에는 불가피하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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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로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2.8%로 전망됐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4.6% 대비 1.8%포인트 낮다. 영국 경제는 같은 기간 성장률 전망치가 5.3%에서 3.7%로 1.6%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KIEP는 "유로와 영국 지역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전쟁의 향방에 따라 경제적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5.1%로 예측됐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5.5%보다 0.4%포인트 낮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최근 중국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해를 봉쇄하는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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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는 올해 국제유가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평균 배럴당 97.6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평균 가격 67.98달러 대비 43.7%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낮은 상황이어서 전쟁이 장기화되며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KIEP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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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년 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83.26달러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KIEP는 전망했다. KIEP는 "고유가에 따른 산유국의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 등으로 내년엔 국제유가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