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하림…"프리미엄 승부수"
김홍국 하림 회장(사진)이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면서 ‘더(The)미식’ 브랜드로 가공식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림 계열사로, 일반 소비자 대상 가공식품 사업을 펼치는 하림산업은 지난해 프리미엄 즉석밥을 출시했다가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랬던 하림산업이 즉석밥 분야에 한 번 더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즉석밥 시장에 재도전

하림산업은 16일 서울 논현동에서 ‘더미식 밥’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미, 귀리, 메밀 등 11종의 새로운 즉석밥을 선보였다. 지난해 내놓은 프리미엄 즉석밥 ‘하림 순수한 밥’을 단종시키고 1년 만에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더미식 장인라면(지난해 10월 출시), 더미식 유니자장면(4월)에 이어 나온 더미식 브랜드의 세 번째 제품이다.

더미식은 고급 원재료를 사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꾀하는 하림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가격도 경쟁 제품보다 비싸다. 더미식 밥은 백미 210g 12개들이가 1만8000원으로 같은 기준의 햇반(1만5480원)보다 16% 높게 책정됐다. 장인라면은 한 봉지에 2200원, 유니자장면은 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밥 짓는 하림…"프리미엄 승부수"
하림산업은 지난해 내놓은 즉석밥이 높은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육가공기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은 평소에도 곡물, 사료, 육가공 생산, 식품 제조, 유통, 판매의 식품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김 회장은 “더미식의 식품철학은 자연의 신선한 식자재를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좋은 원료를 사용해 ‘가공식품은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은 올라가겠지만 지불 여부는 소비자 판단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더미식 밥은 집에서 만든 밥맛을 내기 위해 국내산 쌀과 물로만 제조했다. 쌀을 하얗게 만들기 위한 첨가물은 들어 있지 않다. 수소이온농도를 측정해보면 집에서 지은 밥과 같은 중성이 나온다.

‘밥믈리에’ 김홍국

하림산업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허준 하림산업 대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자가에 압박을 주지만 하림산업은 가격 관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프리미엄 전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간담회에서 제품과 어울리는 반찬을 소개하는 ‘밥믈리에’ 역할을 했다. 즉석밥을 들어 향을 맡고 실제로 먹어보는 모습도 보였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더미식 장인 라면’을 출시할 때도 직접 라면을 조리하며 신제품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였다.

더미식 메밀밥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메밀밥을 먹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진 것을 경험한 김 회장이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직접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림산업은 더미식 밥으로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4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