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사진)이 28일 넷제로를 통한 경제성장론을 제시했다. 넷제로는 개인이나 회사가 배출한 만큼 온실가스(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최 회장은 이날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이 같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앞으로 다양한 부문의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과 해법을 모색해 새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최 회장은 테드(TED)식 강연을 통해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한국 경제 도약의 새로운 기회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날 대한상의 경제연구소(SGI)는 탄소를 감축하다 보면 언젠가 비용보다 편익이 커지는 시점이 올 것이며, 편익이 비용을 추월하는 시점인 골든크로스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임진 대한상의 SGI 원장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심각한 저성장 위기 상황에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한국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탄소중립 비용으로는 △재생에너지 설비투자 등 에너지 비용 △업종별 청정산업기술 연구개발(R&D) 비용 △건물의 그린 리모델링 비용 등이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신산업 선점, 생산성 향상, 인프라 확대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증대 효과 등을 고려하면 편익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SGI는 이 같은 편익을 2100년까지 약 5500조원으로 추정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SK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로 올라섰다. 그룹의 주력인 반도체 분야가 호조를 보인 데다 배터리와 바이오 등 미래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한 결과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자산 10조원을 초과하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그룹·대기업집단)은 물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그룹)에 신규 지정됐다. 재계 순위도 단숨에 44위로 뛰어올랐다. SK, 17년 만에 재계 2위로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SK그룹은 자산총액이 1년 전보다 52조4390억원 늘어난 291조9690억원을 기록하며 현대차(257조8450억원)를 제쳤다. 2004년 재계 5위에서 2005년 3위가 된 지 17년 만에 2위로 올라선 것이다. SK가 재계 순위에서 현대차를 앞지른 건 18년 만이다. 삼성그룹은 자산총액 483조9190억원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SK의 자산 증가는 20조9000억원이 불어난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매출 증가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가 결정적이었다. 이 밖에 배터리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 산업 집중 투자도 그룹의 몸집이 커진 배경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강조한 이후 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자산 규모를 키웠고, 이렇게 늘어난 자산은 또 다른 성장동력 발굴의 발판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두나무는 단숨에 44위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76개 그룹을 대기업집단으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7개 그룹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다음달 1일부터 지정하기로 했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가 생기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 등이 금지된다. 상호출자제한집단은 여기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등이 금지되며 공정위로부터 더욱 엄격한 감시를 받는다.두나무는 자산총액이 10조8225억원으로 불어나면서 가상자산 거래 기업 중 처음으로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됐다. 암호화폐 열풍에 힘입어 사업 이익과 현금성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두나무 외에 신규로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곳은 크래프톤·보성·KG·일진·OK금융그룹·신영·농심 등 8곳이다. IMM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금융·대우건설 등 3개 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사모펀드(PEF) 전업 집단, 금융·보험사와 PEF 관련 회사만으로 구성된 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다. 대우건설은 인수합병으로 중흥건설에 흡수됐다. 상호출자제한집단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건설과 업황 개선으로 큰 폭의 이익을 낸 HMM을 비롯해 태영·OCI·두나무·세아·한국타이어·이랜드 등 8개 집단이 신규 지정됐다. 쿠팡은 ‘총수 없는 기업집단’쿠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미국 국적의 김범석 의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총수 지정을 피했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개인 지분 변동, 개인회사 소유 현황 등을 분석했지만 반드시 총수로 지정해야 할 사정 변경은 없다고 봤다. 공정위는 현재 총수 친족 범위 축소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문제 등을 검토 중이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외국인 총수 지정은 외국인에게 형벌까지 부과할 수 있는 큰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어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제도 개선 여부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현/이지훈/강경민 기자 alpha@hankyung.com
SK그룹은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SK텔레콤은 서울 신도림, 경기 일산과 분당 등 세 곳에 거점 오피스 ‘스피어’를 열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거점 오피스를 바탕으로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업무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거점 오피스란 수도권 주요 거점에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해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업무 공간이다. 사무실과 재택근무의 장점을 모두 살려서 출퇴근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몰입도와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스피어는 SK텔레콤 거점 오피스 브랜드다. 지구(행성)를 둘러싸고 있는 층이라는 뜻이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온오프라인 업무 환경으로 만들고, 임직원들을 둘러싸고 있는 새로운 업무 환경으로 자리 잡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했다. 스피어 곳곳에서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찾을 수 있다. 건물에 출입할 때는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한 보안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또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 없이 스피어를 방문한 후 얼굴 인증을 하면 각각이 세팅해 둔 업무 환경으로 편리하게 접속할 수 있다. 환경센서도 설치해 온도, 습도, 미세먼지, 유해물질 등을 측정하고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오는 7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새로운 거점 오피스도 오픈할 예정이다. SK텔레콤뿐 아니라 SK하이닉스, SK스퀘어 구성원들도 함께 이용할 계획이다.SK㈜ C&C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지난 5일 경영관리 종합 포털 서비스 ‘클릭 ESG’를 오픈했다고 발표했다. 클릭 ESG 사이트에 접속해 ESG 진단 항목 관련 데이터를 입력하면 △산업별 ESG 핵심 지표 △동종 업계와 비교 분석 △세부 개선 영역 등의 정보 값을 받을 수 있다. ESG 진단 종합 시뮬레이션도 몇 분 안에 바로 확인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ESG 전문 컨설팅 기업이 제공하는 ESG 진단 제3자 검토 의견서도 받아볼 수 있다.클릭 ESG 포털은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과 한국표준산업분류(KSCI) 등의 산업분류 체계를 적용했다. 제조, 통신, 건설, 공기업 등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공통 지표와 산업별 특화된 ESG 측정 지표를 통해 ESG 현황을 진단한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객관적인 수준을 입증할 수 있도록 ESG 성과를 계량 데이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ESG 수준 진단 결과에 맞춰 ESG 경영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지원하는 종합 ESG 경영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비스 항목은 △에너지 소비, 온실가스 배출, 폐기물 재활용 등 환경 분야 △일과 삶의 균형, 기업 데이터 및 고객 개인정보 보호, 협력사 동반성장 등의 사회 분야 △ESG 기반 사업 포트폴리오, 이사회 정책 및 구성, ESG 기반 성과 평가 및 보상 등 지배구조 분야로 나뉜다. 협력사 등 공급망 전반에 대한 ESG 경영이 강조되는 추세에 발맞춰 협력사 ESG 제고 기능도 갖추고 있다.이상국 SK㈜ C&C ICT 디지털 부문장은 “어느 기업이나 클릭 ESG 포털을 통해 현재 ESG 경영 수준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