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이마트 마포점에서 한 소비자가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29일 서울 이마트 마포점에서 한 소비자가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대형마트 시식코너는 몰리는 사람들로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소비자는 치솟은 가격표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워했다. 최근 주요 식품업체가 원재료·제반 비용 인상 등의 이유로 최근 제품 가격을 올린 탓이다.

29일 서울 이마트 마포점을 찾은 김성이 씨(53)는 "시식 행사가 재개됐다고 해서 오랜만에 마트를 방문했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장을 마음껏 못 봤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 온라인 장보기를 주로 해 매대에 적힌 가격이 더욱 비싸게 느껴진다"며 "일상은 되찾은 듯하지만, 물가를 보니 세상이 바뀌었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요 식품업체는 원재료 가격 및 인건비·물류비용 인상 등을 이유로 자사 제품 판매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햇반 210g 12개들이 가격을 1만4480원에서 1만5480원(6.9%)으로 인상했다. 스팸(120g) 가격은 3500원에서 3800원으로 300원(8.6%) 상향 조정됐다. 찌개에 많이 들어가는 재료인 두부류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풀무원은 지난 2월 부침 두부 290g 제품 가격을 1350원에서 1450원으로 7%, 찌개 두부 290g 제품은 1250원에서 1350원으로 8% 인상했다.

마트 매대 앞 직원들은 물가 인상 관련 소비자들의 걱정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신선식품 판매대 앞에서 한 소비자가 판매 직원에게 "왜 이렇게 가격이 올랐냐. 앞으로도 더 오를 것 같냐"고 묻자 직원은 "가격 오른 걸 보면 나도 한숨만 나온다. 이게 (가격 인상의) 끝은 아닌 것 같다.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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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업계에서는 하반기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곡물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신규 구매계약 단가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들이 상반기 중 이미 제품 가격을 올려 재차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물가인상분이 완벽하게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추가로 오르는 항목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