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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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4%에 육박하며 7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소폭 내렸지만, 신용대출 금리가 5%를 웃도는 등 대폭 뛰면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98%로 한 달 사이 0.05%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4년 5월(연 4.02%)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88%에서 연 3.84%로 0.04%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5.33%에서 연 5.46%로 0.1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4년 7월(연 5.59%)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 보증 대출 금리는 우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내렸다"며 "하지만 일반신용대출, 집단대출 등의 금리가 지표금리 상승과 저신용 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 등에 따라 오르면서 전체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0%에 육박했다. 지난달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9.24%로 전달(연 9.10%)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협동조합(연 4.41→연 4.47%), 상호금융(연 3.90%→연 3.96%)도 일제히 대출금리가 올랐다. 새마을금고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달(연 4.30%)보다 0.18%포인트 오른 연 4.48%였다.

지난달 가계대출(잔액 기준) 변동금리 비중은 80.5%로, 한 달 전(77.9%)보다 2.6%포인트 증가했다. 대출을 받은 10명 중 8명은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택했다는 의미다.

기준금리는 지난 14일 0.25%포인트 오르면서 연 1.50%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원 이상 늘어났다. 앞으로 한은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 신용대출로 주식 투자 등에 나선 '빚투족'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 대출 금리는 연 3.39%로 전달(연 3.37%)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9년 9월(3.4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연 3.12%)는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0.02%포인트 내린 연 3.57%를 기록했다. 송 팀장은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일부 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등으로 내렸다"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기업 대출 금리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