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TSMC, 연합뉴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TSMC, 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 간의 점유율 격차가 올해 더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6일 대만의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9.8% 증가한 1287억8400만달러(약 161조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의 올해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보다 3%포인트 오른 5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16%로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봤다.

TSMC를 비롯해 UMC, PSMC 등 대만 파운드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64%에서 올해 66%로 2%포인트 늘어나는 반면 삼성전자와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8%에서 올해 17%로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전망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했지만 TSMC와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19년부터 18% 안팎에 머무르는 반면 TSMC는 꾸준히 50% 이상을 유지하면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TSMC는 최근 대규모 시설 투자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시장에선 향후 TSMC와 삼성전자 간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TSMC는 설비투자(CAPEX)를 2020년 170억달러에서 올해 400억달러 규모로 늘렸지만 이 기간 삼성전자는 100억달러에서 100억∼130억달러 규모로 늘리는 데 그쳤다"면서 "양사 간 파운드리 기술과 CAPEX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TSMC는 이달 14일 실적 발표에서 올 1분기 매출 4910억 대만달러(약 20조8000억원), 영업이익 2237억 대만달러(약 9조4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역대 처음 분기 기준 20조원을 넘었고 영업익도 10조원에 근접했다. TSMC는 전방 수요에 대한 우려에도 올해 매출액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트렌드포스 홈페이지 캡처]
[자료=트렌드포스 홈페이지 캡처]
오는 28일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할 삼성전자는 올 1분기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매출이 약 7조원, 영업익 7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트렌드포스는 보고서에서 "대만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설립해달라는 여러 국가들의 요구를 수락해 대만 외에도 미국, 중국, 일본 및 싱가포르를 포함한 지역에서 공장 확장을 연속적으로 발표했다. 대만의 현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이 보유한 시장 점유율이 2025년에는 44%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한다"면서도 "대만은 파운드리 산업의 지배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