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노다지·암호화폐까지 캤다…석달새 '5000억' 급등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이 2012년 6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에 석탄 광산(GAM 광산)은 인수 후 2016년까지 매출은 0원이었다. 2020년까지 손실과 이익을 오가는 이 광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억도 희미해졌다. 하지만 요즘 GAM 광산에는 '검은 노다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올 1분기에만 1000억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한 결과다. 이 회사는 석탄은 물론 암호화폐 사업 등으로도 무한 확장하면서 최근 석 달 새 기업가치가 5000억원가량 뜀박질했다.

지난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X인터내셔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1.06%) 오른 3만83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를 반영한 회사 시가총액은 1조4845억원에 달했다. 석 달 전 시가총액(9545억원)과 비교해 5310억원(증가율 55.7%)가량 불었다.

기업가치가 불어난 것은 실적이 괄목할 만큼 불어난 결과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9181억원, 2457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5%, 영업이익은 116.9% 불었다. 이 회사 실적 급등의 배경으로는 GAM 광산이 꼽힌다. GAM 광산은 작년 매출과 순이익으로 각각 5012억원, 1532억원을 거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AM 광산 순이익은 1135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4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GAM 광산이 자리 잡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의 유연탄 가격이 올 1분기 t당 161.3달러로 작년 1분기(79.21달러)에 비해 두배 가량 폭증한 결과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석탄과 팜오일을 비롯한 자원사업에 나서는 한편 물류 자회사인 LX판토스를 통해 물류업도 전개하면서 실적을 불렸다.

암호화폐 사업도 진출했다. 최근 클레이튼의 이사회 격인 거버넌스카운슬(GC)에 참여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연합체로 암호화폐 ‘클레이(KLAY)’의 생성과 유통을 담당한다. GC는 클레이튼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연합체다. GC는 정기적으로 클레이를 공급받는다.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말 보유한 클레이는 661만5173개다. 지금 시세를 적용하면 73억원어치다. 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암호화폐 사업에 관여하는 것은 LX인터내셔널이 유일하다.

이 회사의 사업 영역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오는 7월 DL에너지가 보유한 바이오매스(식물·동물·미생물 등으로 전기를 생산)발전소인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를 95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오는 9월 말 한국유리공업(한글라스) 지분 100%를 5900억원 인수하기로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