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업계 직원 평균 연봉이 스톡옵션을 제외하고도 기존 금융권 연봉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 정예 직원 위주로 운영되는 핀테크업계가 많게는 기존 직장의 두 배를 줘가며 인력을 스카우트해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나무 4억·카뱅 1.4억…핀테크 연봉 '후덜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3억9293만원) 카카오뱅크(1억4400만원) 빗썸코리아(1억1800만원) 비바리퍼블리카(9300만원) 등 대부분의 핀테크 업체 평균 연봉은 기존 금융권 못지않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재작년 연봉이 7800만원이었는데 스톡옵션 행사액이 반영되면서 올해 두 배로 뛰었다. 카카오페이(8000만원)는 올해 연봉을 1000만원 일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금융권 연봉도 만만치 않다. 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 삼성생명은 1억1500만원으로 핀테크업계에 뒤지지 않는다. 미래에셋대우는 1억4400만원에 달한다. 다만 이들 금융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각각 16년, 16년, 14년이다. 핀테크업계 평균 연령대가 30대 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년배 연봉은 이들 금융권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두나무 직원 10명 중 7명은 만 34세 이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만 36세 정도로 추산된다.

연봉과 별도로 받는 스톡옵션도 많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행사되지 않은 스톡옵션은 193만8395주(행사가 1000~1만9971원)로 비상장거래소인 서울거래소 시가를 기준으로 총 1919억원어치다. 카카오페이 직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은 281만5주(행사가 5000~3만4101원)로 1일 종가 기준 4032억원어치에 달한다.

직원 수가 적은 게 고연봉의 원인으로 꼽힌다. 두나무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3조2714억원으로 대형 금융지주에 근접했지만, 직원 수는 370명에 불과하다. 직원 1인당 87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작년 2041억원의 순이익을 낸 카카오뱅크의 직원 수는 1172명이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12배인 2조5908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직원 수가 1만5503명에 이른다.

카카오뱅크 직원 1인당 생산성은 3억4900만원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대형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생산성(2억65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