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7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주요 20개국(G20)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3%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날 ‘전 세계 거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 가지 주요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의 환경을 상당히 변화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디스가 제시한 세 가지 요인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의한 소비자 물가 상승 △금융·사업 차질 △안보와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증가와 경기 심리 위축 등이다. 특히 무디스는 “한국과 일본은 또 다른 공급 문제에 직면했다”며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 확보에 차질이 생기고 이런 칩들을 사용하는 자동차 등 첨단 제품 제조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충격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도 추가 대책을 내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다음달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네온·크세논·크립톤에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할당관세 적용에 따라 세 종류 반도체 희소가스에 대한 관세는 기존 5.5%에서 0%로 내려간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수급 차질을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 희소가스는 연간 수입액 자체가 종류에 따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단위로 크지 않아 관세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