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대표 취임 이후 고급화를 전면에 내세운 롯데백화점은 최근 ‘테스트베드’인 서울 강남점을 시작으로 식품관 운영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외부 업체들이 식품관에 입점해 식료품을 파는 ‘특정매입’ 형태에서 롯데백화점 바이어들이 직접 프리미엄 식료품을 조달하는 ‘직매입’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한발 앞서 직매입으로 식료품 고급화에 공을 들여온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6일 “프리미엄 식품이 백화점 고급화의 또 다른 첨병역할을 하는 상품군이라고 판단해 방향을 수정했다”며 “강남점을 시작으로 연내 수도권으로 직매입 점포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고급화 첨병 된 초고가 식품국내 백화점들의 프리미엄 식품관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과 한 알에 2만원, 갈치 한 마리에 7만원(지난 14일 현대 압구정본점 기준)에 이르는 고급 식료품 시장은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말 강남점을 직매입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이랜드 킴스클럽 등에서 직매입 경험이 풍부한 바이어들을 데려왔다.롯데백화점의 ‘참전’은 프리미엄 식료품이 백화점 고급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과거 고급 패션·명품 브랜드가 담당했던 역할이 이제는 먹거리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승패가 고급화 여부로 판가름 나고 있는 만큼 VIP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군을 늘리려면 식품관에 힘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시장 선두권인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식품관 매출은 최근 들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의 경우 2020년 전년 대비 5.4%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엔 16.1% 늘었고 올 들어서도 16.7%(3월 15일까지) 증가했다. 신세계도 같은 기간 5.1%, 15.7%, 15.9%로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같은 ‘부촌’ 점포의 경우는 한 해 식품관 매출만 1000억원에 이른다. 상위권 대형마트 점포 전체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얼마를 주든 최고급으로”…차별화 경쟁과거 대형마트 등도 뛰어들었던 프리미엄 식료품 시장은 최근 백화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했던 SSG푸드마켓은 2016년 이마트로 넘어간 뒤 2018년 목동점, 2019년 부산 마린시티점을 폐업했다. 현재는 도곡점과 청담점만 영업 중이다. 할인점인 대형마트와 고가의 최고급 식품 조달이 맞지 않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프리미엄 식품시장이 커지자 백화점들은 차별화된 상품 소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바이어들이 조를 나눠 매일 새벽 청과·채소·수산물 도매시장에 출근한다. 트렌드나 상품의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한 바이어는 “뭔가 다른 게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바로 다음날 생산자를 직접 찾아가 계약한다”며 “한 달에 보름 이상은 산지 출장을 다닌다”고 귀띔했다.프리미엄 식품은 매출에 비해 이익률은 크게 떨어진다. 이익보다 백화점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역할을 하는 상품군이어서다. 한 백화점 식품 바이어는 “성인 팔 길이만 한 생선, 아기 머리만 한 사과 등 구하기 힘든 상품을 조달하려면 생산자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줄 수밖에 없다”며 “판매가격이 거의 조달 원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강남점에서 패션 브랜드 주네시가 작가 4명과 협업한 상품을 소개하는 ‘아트앤컬처’ 팝업 매장을 열었다. 재킷, 미술품 등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다. 남성 모델이 14일 주네시와 송유미 작가가 협업한 후드 집업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유통업계가 14일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공격적인 ‘기념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예전에는 화이트데이가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주는 날이었다면 최근에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서로 감사의 마음을 주고받는 날로 개념이 확대되면서 캡슐 커피머신 등 소형 가전제품과 스마트워치 등이 화이트데이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로 화이트데이를 집에서 보내는 ‘집콕족’을 위한 와인 등 ‘홈파티’ 상품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百, ‘취향 저격’ 상품 선보여롯데백화점은 화이트데이를 맞아 다양한 취향 저격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노원점 등에 입점한 윌리스는 ‘디지털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을 위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에어팟 프로’는 정가 대비 4만원 할인한 28만9000원에 판다. ‘애플워치 SE GPS’ 모델은 가격을 2만5000원 내렸다.집콕족을 위한 ‘홈라이프’ 아이템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최근 홈카페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네스프레소의 캡슐 커피머신 ‘픽시’ 모델을 27만9000원에 내놨다. 한정판으로 선보인 ‘마이애미 에스프레소 캡슐’은 진하고 무게감 있는 맛이 특징으로, 한 통(10개)에 7900원에 판매한다.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은 개점 1주년과 화이트데이를 맞아 오는 27일까지 ‘럭셔리 워치·주얼리 페어’를 연다. 더현대서울은 우선 스위스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의 하이 워치 메이킹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미닛 리피터, 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등의 원리와 기능의 이해를 돕는 움직이는 모듈과 대표 타임피스 10여 종을 선보인다.예거 르쿨트르·오메가·위블로 등 해외 명품 시계, 주얼리 브랜드 10여 곳도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서 선보이는 상품은 230년 전통의 스위스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제라드-페리고’의 ‘라 에스메랄다 투르비용’과 스위스 럭셔리 워치 브랜드 ‘IWC’의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레이싱 그린 데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위블로’의 ‘스피릿 오브 빅뱅 베이지 세라믹 티타늄 다이아몬즈’ 등이다.27일까지 행사 참여 브랜드에서 현대백화점카드로 2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 금액대별 최대 10%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한다. 20일까지 단일 매장에서 현대백화점카드로 1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12개월 무이자 혜택도 제공한다. 이마트24, 9900원 가성비 와인 내놔이마트24는 화이트데이를 기념해 연인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와인을 선보인다. 31일까지 한 병에 9900원에 판매하는 ‘울프블라스 이글호크’ 2종(까베르네 쇼비뇽·스파클링)이 대표적이다. 울프블라스는 세계 60여 개국으로 수출하는 호주 대표 와이너리이자, 세계인이 사랑하는 호주 와인으로 유명하다.홈플러스는 16일까지 초콜릿, 사탕, 젤리 등 대표 인기 상품을 파격가에 선보이는 ‘화이트데이 스윗 페스티벌’을 연다. 인기 상품 ‘롯데 가나초코바 미니(600g)’와 ‘롯데 크런키 더블크런치바 미니(513g)’는 각 1만1990원에 ‘1+1’으로 판매한다. 이번 화이트데이 기획전의 행사상품을 2만원 이상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5000원 상품권도 증정한다. 구입 금액의 최대 25%를 돌려받는 셈이다.롯데마트는 롯데제과, 크라운해태제과 등과 손잡고 14일까지 화이트데이 행사상품 1만원 이상 구매 시 명품 브랜드 태그호이어 시계와 맥북 에어 노트북 경품에 응모할 수 있는 추첨권을 증정한다. 롯데온 내 롯데마트몰에서는 온라인 단독 이벤트를 준비했다. 화이트데이 당일까지 매일 오전 9시에 ‘오늘의 특가’ 상품을 선보인다. ‘말랑카우’ ‘마이쮸’ ‘스키틀즈’ 등 인기 캔디 상품류를 하루에 하나씩 최대 20% 이상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한다.캔디 외에도 화이트데이에 홈파티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스테이크와 초밥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밸런타인데이에 선보인 빨간색 하트 모양 트레이에 담긴 ‘연어 사랑회’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이번 화이트데이에는 그 후속작인 ‘사랑 품은 삼색초밥’을 준비했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