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먼저 항복하나...루블화 폭락·증시 폐장
서방 세계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등 제재의 수위를 높이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인상하고 2년 만에 금 매입을 재개하는 등 금융안정 조치를 잇달아 취했다.

28일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루블/달러 환율이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19.50루블까지 올라 달러 대비 루블화의 가치가 전 거래일보다 30%나 급락했다.

루블화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전날 러시아 곳곳에서 자동화기기(ATM) 앞에 달러화를 인출하려는 러시아인들의 장사진이 연출됐다. 러시아 현지 은행들이 25일 루블/달러 환율 종가보다 3분의 1 이상 높은 달러당 100루블에 달러를 팔고 있음에도 이런 달러 사재기가 발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서방 세계의 각종 제재로 루블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촉발됐기 때문으로 블름버그는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 조치로 서방 세계가 러시아를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또 유럽은 유럽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기로 했고, 애플페이와 같이 러시아에서 대중적인 지급결제 시스템도 중단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폭락의 여파로 오늘(현지시간 27일) 모스크바 증권, 선물시장을 폐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군사적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서방의 제재로 금융위기 우려마저 높아지면서 오히려 러시아가 수세로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