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문 닫힌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와 여행사 부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의 문 닫힌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와 여행사 부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달 말 정부의 항공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다. 지원 연장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0일 고용노동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르면 다음 주 항공사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3년 연속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기에 저비용항공사(LCC)는 원칙적으로 이달까지만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올해 3월로 지원 3년째를 맞는다.

다만 시행령은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3년 연속 지원도 가능하다고 예외 조항을 두고 있어 지원이 연장될 길은 열려있다. 고용부는 지난 17일 지방고용노동관서장들과 회의를 열고 기업별 여건 등을 고려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매출 등 객관적 수치를 바탕으로 기업별 경영 여건을 판단하라는 가이드라인도 지방 지청에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LCC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계속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시행령에서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계속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2020년과 2021년 연속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LCC들의 경우 불가피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작년 실적이 발표되기 전이지만, 증권가에서는 LCC가 전년과 비슷한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종료되면 LCC들은 유급휴직을 무급휴직으로 전환해야 하고, 무급휴직으로 전환되면 항공사 직원들의 생계 부담은 커지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인력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불가피성이 인정되지 않아 지원 연장이 안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항공사는 LCC와 달리 작년 화물 사업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아시아나항공도 역대 2번째 많은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문제는 두 항공사도 정상적인 상황에서 흑자를 낸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여객 운행이 급감하면서 직원의 50%가 휴업 중이다. 인건비 절감으로 비용 지출이 줄면서 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여객 운항이 정상화된다면 승무원의 휴직 규모를 줄일 수 있지만, 국제선 여객 운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금의 휴직 수준을 당분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한항공의 경우 2020년 4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기에 다음 달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LCC와 마찬가지로 올해 3월로 지원 3년째를 맞기에 다음 달 지원이 종료될 위기에 놓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원이 종료되면 LCC는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FSC도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