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월 1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월 1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18일 "유류세 20% 인하조치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치솟는 등 변동성이 심해지자 4월 말 이후에도 유류세를 낮춰 물가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분야별 물가 상황을 점검했다. 이 차관은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변동성이 큰 분야에서 내구재·개인서비스 등 하방경직성이 강한 분야로 물가상방압력이 확산되고 있다"며 "2월에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석유류 가격 동향에 관해선 "국제에너지 가격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 OPEC+의 생산능력 회복 지연 등 공급측 차질에 더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산유국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며 2014년 10월 이후 최고수준(2.15일 $93.1/B, 두바이유)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4월 말까지로 예정된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알뜰주유소 이격거리 완화 조치도 2월말까지 완료하고, 알뜰주유소 전환 주유소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율 상향(+10%포인트)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3월초에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원유 비상계획 점검 및 가스 추가구매·물량교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수급 불안을 최소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농산물 물가는 설 연휴 이후 안정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가공식품은 원재료비 인상 등의 요인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이 차관은 "2월에는 일부 가공식품 명절전 할인행사 종료 등으로 최근의 가격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가공식품·외식 등은 가격이 한 번 오르면 다시 내려오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높은 특성을 감안할 때 더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물가안정노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업계 소통을 강화해 가격 인상을 자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두 등 가격급등 원재료에 대한 비용상승요인을 완화하기 위해 저율관세할당을 적용하고, 식품분야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도 확대한다.

23일부터는 김밥, 햄버거, 치킨, 커피 등 12개 품목의 외식 물가를 aT 홈페이지를 통해 매주 공개하기로 했다. 배달 수수료는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매달 1회 조사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분야에선 비급여 의료서비스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85%에 해당하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은 보장성 강화 정책을 통해 가계부담이 낮아지고 있으나 15%는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조사 결과 비급여 가격공개 항목 419개 중 283개 항목의 평균 가격이 인상됐다.

정부는 비급여 가격 안정을 위해 가격공개제도 등을 추진하는 한편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해 4세대 실손보험 전환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크게 오른 공동주택관리비는 '정보시스템'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공동주택 외부회계감사의 의무실시대상 확대도 검토한다.

이 차관은 "어려운 대내외 물가여건으로 2월 물가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