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참치회 전문매장 내 클린룸.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참치회 전문매장 내 클린룸. 사진=롯데쇼핑
대형마트에 참치회 오마카세(맡김 차림)와 즉석 샐러드 코너가 등장했다. 온라인 쇼핑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위기의 대형마트가 매장을 새단장하며 내세운 회심의 카드인 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는 전략 점포를 리뉴얼하며 고객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채로운 선택지를 내세웠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볼거리와 체험을 제공해 오프라인 매장 고유의 쇼핑 재미를 느끼도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사진=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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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자체 미래형 마트의 첫 번째 점포로 선보인 인천 남동구 소재 간석점이 대표적 사례다. 홈플러스는 간석점을 매장의 절반 이상을 먹거리에 할애한 '메가푸드마켓'으로 꾸렸다. 구조부터 기존 대형마트 매장과 차별화했다. 통상 매장 입구에 배치되던 신선식품 대신 즉석 샐러드 매장과 베이커리, 인기 간편식 메뉴를 전진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우선 소비자의 주문에 맞춰 샐러드를 만들어주는 '프레시 투 고'를 매장 입구에 마련했다.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레시피와 30여 개 토핑으로 고급 샐러드 전문점에 못지 않은 메뉴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준비했다고 자부한다.
사진=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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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가장 안쪽에 있던 베이커리 '몽블랑제'를 카페와 함께 앞쪽으로 끌어냈다. 이른바 맛있는 빵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 하는 고객들 발길을 끌기 위해서다. 구조도 전문 베이커리처럼 고객이 직접 선반을 들고 다양한 종류의 빵을 고를 수 있도록 개편했다.

축산 코너 역시 차별화된 육류와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손질해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특화했다. 특히 '오더메이드 존'을 마련해 흑소 브랜드 '1855'와 항공직송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주문에 맞춰 손질해준다고 홈플러스는 소개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첫 번째 메가푸드마켓인 간석점은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고 다양한 고객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미래형 점포 '제타플렉스' 역시 식품 부문 활약이 돋보인다. 와인·신선식품·리빙·펫 등을 특화한 1호점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선 최근 '대형마트식 오마카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참치회 전문매장 내 클린룸. 사진=롯데쇼핑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참치회 전문매장 내 클린룸. 사진=롯데쇼핑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잠실점을 플래그십 매장 제타플렉스로 새단장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요리해주는 오더 투 메이드 방식을 결합한 참치회 전문매장을 도입했다.

해당 매장의 지난달 회 코너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120% 이상 뛰었다. 특히 고객이 전자메뉴판으로 횟감 종류와 두께를 골라 원하는 대로 초밥이나 회 등을 주문할 수 있는 오더 투 메이드로 즐길 수 있는 참치회 매출은 약 180% 폭증했다. 앞서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을 끌어모은 '메가 와인숍' 보틀벙커에 이은 연타석 홈런이다.

양승욱 롯데마트 수산팀 상품기획자(MD)는 "향후에도 신선함과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갖춘 수산매장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발 앞서 체험형 차별화 매장의 중요성을 인지한 곳은 업계 1위 이마트다. 2020년 전면 개편한 월계점을 시작으로 신선식품과 고객의 취향을 맞추는 오더메이드 서비스를 축산과 수선 코너에 도입했다. 특히 핵심경쟁력인 신선식품 부각을 위해 식품 관련 매장 넓이를 키우고 비식품 매장은 줄였다. 그 결과 월계점은 전국 매출 1위 점포로 재탄생했다.

온라인 쇼핑의 식품 침투율이 높아지는 와중에서 대형마트에 '고객이 직접 와야 할 이유'를 만들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다. 코로나19까지 겹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업계는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핵심 점포 리뉴얼에 나선 모습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안에 메가푸드마켓 매장을 17개까지 늘려 ‘대형마트는 신선하고 다양한 먹거리’란 공식을 고객이 인식하도록 심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월매출 100억원 안팎의 롯데마트 점포 10곳을 제타플렉스로 개편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산업 전반적으로 온라인 시장 침투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차별화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