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쎈테크 "無용접 이음쇠 등 고부가 제품 계속 내놓을 것"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실외기까지 냉매를 전달하는 구리 파이프를 연결해야 한다. 구리 파이프 연결 부분은 통상 용접으로 처리하는데, 작업자에 따라 시공 결과에 불량이 생긴다. 냉매가 새어 나가는 문제다. 용접 과정에서 화재 발생 위험도 있다.

황동 밸브 및 피팅(관 이음쇠) 제조기업인 에쎈테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무용접 피팅’ SB1을 개발한 강소기업이다. SB1은 파이프를 끼우는 것만으로 연결 가능하다. 최대 300바(bar)의 압력까지 견딘다. 통상적인 에어컨 냉매 파이프가 35바 정도의 압력을 견디는 것에 비하면 열 배 가까운 압력을 견디는 셈이다.

SB1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미국 안전규격인증(UL)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품질인증을 받았다. 간편한 시공 방식과 뛰어난 성능이 입소문 나면서 SB1은 출시 1년여 만에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 13개국 20여 개 업체에 수출되기 시작했다.

에쎈테크 "無용접 이음쇠 등 고부가 제품 계속 내놓을 것"
1985년 11월 설립된 에쎈테크는 액화석유가스(LPG) 밸브 국내 시장 점유율 1위(50%) 기업이다. 도시가스배관용 밸브와 냉난방기기용 피팅 등 250여 종 제품을 월 500만 개 제조한다. SK가스와 E1, 귀뚜라미 등 국내 에너지 기업과 파커, 허니웰, 에머슨, 마루야마 등 글로벌 회사가 주 고객사다. 매출에서 내수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0%, 40%이다.

에쎈테크는 SB1 주문이 늘어남에 따라 대규모 설비 투자를 했다. 400억원을 투자해 작년에 세운 경기 안산의 1만4850㎡ 규모 제2공장에서는 SB1 생산을 전담할 예정이다. 전북 군산에 있는 1만9800㎡ 규모 제1공장은 밸브 및 기타 제품 생산에 집중한다.

에쎈테크는 국내 1위 황동봉 제조기업 대창의 자회사다. 창업 2세인 조경호 대표(사진)는 산업은행을 거쳐 2001년 대창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2020년 3월부터 에쎈테크 대표를 맡고 있다.

조 대표는 “밸브와 피팅은 높은 안정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제품으로 석유화학, 건설, 기계, 조선 등 다양한 전방산업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품질인증 및 신뢰도가 중요하다”며 “섭씨 영하 200도의 극초저온을 견딜 수 있는 냉동 볼밸브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들을 앞으로 추가로 개발해 5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