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진격에…대선·무학·한라산만 버틴다
참이슬·'이즈백' 앞세운 하이트진로
전국 13개 시도서 1위 올라
전라 보해양조·대구 금복주…
텃밭서 1위 내주고 자존심 구겨
'애향심 마케팅' 의존이 패착

부·울·경·제주 빼고 참이슬·진로 천하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영수증 리워드 앱 ‘오늘뭐샀니’ 운영사인 캐시카우가 개별 소비자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참이슬, 진로이즈백)의 구매경험도는 67.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구매경험도는 해당 제품 카테고리의 전체 구매자 중 특정 제품 구매자 비중을 나타낸 수치다.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는 26.8%로 2위를 기록했으며 무학(좋은데이·11.3%) 대선주조(대선, C1·6.8%) 한라산(한라산·6.8%)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등 일부 지역에선 지역 소주업체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공세를 막아내며 1위를 수성하고 있다. 부산에선 대선주조가 53.3%로 구매경험도 1위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는 41.6%로 2위에 머물렀다. 무학(40.9%)도 0.7%포인트 차이로 하이트진로를 바짝 뒤쫓았다. 울산과 경남에서는 무학이 하이트진로를 각각 21.6%포인트, 10.3%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제주에서도 한라산(62.1%)이 하이트진로(44.8%)를 꺾고 1위를 달렸다.
지역 소주업체들 줄줄이 실적 악화

일각에선 지역 소주업체들이 집중한 애향심 마케팅 전략이 젊은 층 공략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희석식 소주는 제품 차별화가 어려워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승부를 보기도 어렵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에탄올(주정)에 물을 타고, 조미료를 섞어 만드는 희석식 소주는 제품의 맛과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며 “결국 마케팅과 영업력에서 승부가 갈리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에 밀린 지역 소주업체들의 실적도 내리막길이다. 무학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27억원으로 전년(1032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억원. 2020년 매출(1394억원)은 2016년(2702억원)의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보해양조도 2018년과 2019년 1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588억원)보다 7.5% 증가한 632억원을 기록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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