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본격 개막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에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 뛰어든 금융회사만 50곳을 넘는다. 한때 일부 회사가 고급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었을 정도로 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경고하면서 경품 수위가 낮아지긴 했다. 따로 돈 들일 것도 없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클릭만 몇 번 하면 최소 유명 커피숍 기프티콘을 공짜로 받을 수 있어 ‘짠테크족’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다음달 6일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최초 동의한 모든 고객에게 스타벅스 쿠폰을 증정하고 있다. 추첨 등 과정을 거쳐 아이패드 프로나 샤넬 카드홀더 같은 경품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용을 장려하고자 오는 19일부터 ‘머니버스 틱톡 챌린지’라는 콘테스트를 연다. 신한은행의 마이데이터 브랜드인 ‘머니버스’를 랩과 연기, 노래 등으로 가장 잘 표현한 1명(최우수상)에게 상금 300만원을 지급한다. 우수상은 3명(각 100만원), 참가상은 100명(각 3만원)이다.

하나은행도 마이데이터 가입 고객 전원에게 스타벅스 쿠폰을 쏴준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까지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프로, 공기청정기, 갤럭시 버즈2 등을 주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기업은행은 28일까지 추첨을 통해 서울시내 호텔 식사권과 샤넬 지갑 등 28종의 경품을 총 1만5200명에게 주기로 했다. 다음달 3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하는 부산은행의 경품 리스트로는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컴플리트, 갤럭시워치4, 스타벅스 기프티콘, GS 모바일상품권 등이 있다.

주식을 경품으로 주는 회사들도 있다. NH투자증권은 마이데이터 가입 고객 전원에게 케이뱅크 비상장 주식과 마켓컬리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 중 추첨에 당첨된 고객은 ‘TIGER Fn메타버스 ETF’ 1주를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 마이데이터 고객은 모바일 커피 쿠폰을 받을 수 있다.

핀테크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NHN페이코는 이달 말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페이코 자산관리’에 1개 이상 자산을 연동한 고객을 상대로 추첨을 통해 1000~3만포인트를 지급한다. 신한·국민·현대·우리·하나·비씨카드 등 6개 회사가 라이선스를 획득했을 만큼 신용카드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대부분 마이데이터 서비스 오픈 기념 이벤트를 지난달 종료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