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사진=뉴스1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사진=뉴스1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2030대 고객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중장년층을 주 고객으로 삼던 백화점이 컨템퍼러리 브랜드와 맛집, 예술 마케팅 등 젊은 감성을 자극하는 유인을 대거 마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백화점 소비자 중 2030대 비중은 43.4%를 기록했다. 20대 비중은 12.4%로 처음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20%대에 머물던 30대 고객 비중도 지난해 31.0%로 늘었다. 고객 수만 놓고 보면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20대 소비자는 전년 대비 85.5%, 30대는 53.4% 증가했다.

2030대의 씀씀이도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매출 중 28.3%가 2030대로부터 나왔다. 전년(23.9%)보다 4.4%포인트 늘었다. 20대 매출 자체는 전년 대비 95.8% 증가해 배가량 늘었다. 30대 매출은 40.3% 증가했다.

젊은 층을 겨냥해 기존의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던 매장을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2월 개장한 여의도 더현대서울에는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의 첫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 H&M그룹 브랜드 아르켓의 아시아 첫 매장 등 국내 1호 매장이 대거 입점했다.
낯선 브랜드로 채웠더니…2030, 현대百 채웠다
“내가 모르는 브랜드로 지하 2층 MZ존을 채우라”는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의 ‘특명’이 색다른 실험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젊은 층 사이에서 명소가 된 MZ존 덕분에 지난해 더현대서울을 찾은 소비자 중 2030대 비중은 57%에 달했다.

대형마트와의 차별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한 식품관은 맛집·디저트 열풍 덕을 봤다. 현대백화점 ‘매출 1위 점포’인 판교점은 개장 당시 국내 최대 규모(1만3860㎡) 식품관을 선보였다.

최근 화두인 예술 마케팅도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유인책 중 하나다. 더현대서울의 전시 공간 ‘알트원’은 지난해 방문객이 20만 명을 넘었다.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체험 전시회 ‘비욘더로드’는 인터파크에서 지난해 전시회 중 입장객 수 기준 전체 7위에 올랐다.

젊은 VIP 고객의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2030 비중은 48.7%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월 백화점업계 최초로 2030 전용 VIP 멤버십 ‘클럽YP’를 마련했으며 판교점과 더현대서울에는 클럽YP 라운지(사진)를 운영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