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기웅. [사진=마운틴 무브먼트]
배우 박기웅. [사진=마운틴 무브먼트]
라이브커머스(라방) 시장이 커지며 유명 연예인을 호스트로 내세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방송을 많이 하는 연예인의 특성상 순발력이 좋은 데다 확보한 고정 팬층이 두터워 판매 효과도 우수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000억원대였던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조8000억원으로 7배나 커졌다. 2023년엔 1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커머스가 봇물이 터지면서 업계도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한데, 그 일환으로 유명 연예인을 호스트로 앞세우는 것이다.

대표적 성공사례는 네이버쇼핑 '박기웅의 컬처라이브'다. 배우 박기웅은 지난 5월부터 해당 방송을 통해 미술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소개하고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방송에서 박기웅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소개해주는 안내인 '도슨트' 역할을 한다.

지난 23일 방송에서 박기웅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앙리 마티스:라이프 앤 조이' 편을 소개하며 티켓을 판매했다. 동시간 접속자 수 45만명을 돌파했다. 이 전시회는 앙리 마티스의 원작 200여 점을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박기웅은 "앙리 마티스는 강렬한 색채를 통해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표현했다"며 작가와 전시회를 소개했다.

그는 이달 초 방송을 통해 스페인 출신 작가 요시고 사진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5000장이 넘는 전시회 티켓이 방송 시간 1시간30분 만에 매진됐다. 성인 입장권이 1만5000원임을 감안하면 티켓 매출만 최소 7500만원에 달했던 셈이다.
'박기웅의 컬처라이브'에 출연한 배우 박기웅. [사진=네이버쇼핑라이브 캡처]
'박기웅의 컬처라이브'에 출연한 배우 박기웅. [사진=네이버쇼핑라이브 캡처]
호스트로 나선 연예인의 장점이 라이브커머스 콘텐츠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박기웅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현재도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 3월 화가로 등단한 박기웅은 이후 3개월 만에 30여 점의 본인 작품을 완판했다. 지난달에는 '제25회 관악현대미술대전'에서 '불꽃의 얼굴'이라는 작품을 통해 특선 작가상을 수상했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작품은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라이브커머스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시청자와 소통하는 예능·토크쇼 형태로 진화한 만큼 호스트의 순발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MC로 활약하는 연예인을 호스트로 내세운 방송은 이베이코리아의 '장사의 신동'이 대표적이다.
'장사의 신동' 삼성전자 비스포크 편.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장사의 신동' 삼성전자 비스포크 편.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은 지난 5월부터 이베이코리아의 실시간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장사의 신동'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초반 4회 방송에서 LG오브제컬렉션, LF헤지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삼성전자 비스포크 등을 판매해 올린 매출이 19억6000만원에 달했다.

유명인을 활용한 라이버커머스 방송이 인기를 끌자 다수의 스타 인플루언서를 관리하고 있는 다중채널네트워크( MCN) 업체들은 라이브 커머스 인재 양성에 힘 쏟고 있다. 300여 명의 뷰티 인플루언서를 관리하는 레페리는 소속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라이버커머스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다. '실시간 방송'인 라이브커머스는 일반 미디어 콘텐츠와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연예인 및 유명 인플루언서를 호스트로 활용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이 있으면서 특정 분야에 전문성까지 갖춘 연예인 및 인플루언서에 대한 수요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유명 호스트를 내세운 업체 간 경쟁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