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플렉스 서울 잠실점에서 23일 한 고객이 80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을 살펴보고 있다. /노유정 기자
제타플렉스 서울 잠실점에서 23일 한 고객이 80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을 살펴보고 있다. /노유정 기자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미래형 점포 ‘제타플렉스’를 “식문화를 선도하는 점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1차 목표는 서울 잠실점을 포함해 월매출 100억원 안팎의 롯데마트 점포 10곳을 제타플렉스로 바꾸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마트의 대대적 개편에 나선 강 대표는 23일 개장한 잠실 제타플렉스 1호점을 찾았다. 그는 “제타플렉스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식습관에 맞춰 해외 식자재와 트렌디한 상품을 갖춘 매장”이라며 “롯데마트의 브랜딩을 다시 하는 점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형마트처럼 저렴한 상품 수를 늘리고 실적을 위해 할인행사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강 대표는 “외국인 소비자, 새로운 식문화를 알고 싶은 분들이 찾을 만한 매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확장 계획도 내놨다. 강 대표는 “월매출 100억원 안팎인 점포와 롯데마트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점포를 중심으로 10곳 미만을 선정해 제타플렉스로 바꾸겠다”고 했다. 월매출 100억원 안팎인 곳은 중계점과 서울역점 등이다.

제타플렉스는 롯데마트의 간판 매장 잠실점을 리뉴얼한 점포다. 와인·신선식품·리빙·펫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경쟁력이 있는 4개 부문에 특화된 매장이다. 와인전문 코너 ‘보틀벙커’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지역별 와인 4000여 종과 블루보틀 등 위스키 1000여 종, 샤퀴트리와 치즈 등이 진열됐다. 80종의 와인을 한 잔씩 구매해 현장에서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도 마련됐다. 신선식품 매장은 수산물 도매시장 점포 같은 계단형 수족관, 메기들이 헤엄치는 어항 옆에서 채소들이 재배되는 ‘아쿠아포닉스’ 존을 각각 입구 정면과 측면에 구현했다.

강 대표는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 한국까르푸 등을 거쳐 2009년 롯데에 합류해 헬스&뷰티(H&B) 스토어 롭스 대표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부터 마트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핵심인 백화점 출신이 거쳐갔던 롯데마트의 첫 ‘대형마트 출신 대표’다. 프랑스에서 오래 거주해 와인 등 해외 음식료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보틀벙커도 강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며 “강 대표 취임 후 제타플렉스 외에도 롯데마트 매장에 와인과 샤퀴트리, 치즈 상품군 등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