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서 대외환경과 경영 관계 밝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현재 감당할 수 없는 경영 리스크'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미국이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도입하는 걸 반대할 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 참석해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어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데 기후위기는 완전히 새로운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쓸 쑤 있는 수단은 '정부가 어떻게 한다'거나 '돈을 푼다', '기술개발을 한다'는 정도인데 이 정도로 우리가 닥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생각이 들고 현 체제로는 기후변화 위기는 극복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 관계는 서로 얘기하고 타협하고 해결책 내면 될 사안이지만 기후변화는 에너지와 시스템을 다 바꿔야 하고 반도체와 석유화학 정유 등 모든 산업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해 우리에겐 큰 숙제"라며 "이 때문에 기후변화가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더 큰 리스크"라고 했다.

최 회장은 "기후변화는 예정된 것이긴 하지만 방법론과 솔루션을 찾지 못해 큰 리스크"라며 "국가끼리나 기업끼리도 같이 돕지 않으면 이 변화를 감당하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이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첨단 장비를 도입하는 걸 반대한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미리 생각할 수 있겠냐"며 "다만 현상이 나타나면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중국 공장은 중국 공장대로 (첨단 장비 없이) 계속 돌아가고 경기도 용인공장에 더 큰 투자를 해서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복안이다.

그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을 검토할 수 있냐'는 질문에 "미국도 큰 시장이어서 생각해보지만 공장을 거창하게 지어 뭘 투자한다는 게 과연 좋은가 나쁜가, 지속가능한 솔루션이 되는 건가 스터디를 해야 하는 때가 왔다"고 답했다. 이어 "옛날처럼 비용이 싼 데만 쫓아다닐 수 없다"며 "과거엔 비용 절감 때문에 중국에 공장을 지었지만 지금은 또 다른 문제가 생기면 비용 산출 계산법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국내 기업들도 대미관계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최 회장은 "그런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아직 뭐라고 하기에 손에 잡혀 말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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